그랜저 디젤·제네시스 디젤 등으로 안방사수 의지 MK, 중대형 신차로 환율파고 극복 강조 노조파업은 현대차 상승기류에 찬물이란 지적도


  • 최근 수입차 열풍, 원고-엔저 등으로 국내외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대자동차가 노조 파업의 전운까지 겹치며 삼중고를 겪는 모습이다.

    1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동조합은 오는 14일 전체조합원 4만7000여명을 대상으로 파업 돌입과 관련해 찬반 투표를 실시한다. 앞서 지난 12일 현대차 노조 전국 사업장 대의원 500여명은 만장일치로 노동쟁의 발생을 결의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1일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했으나,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한다'는 내용의 안건은 조정대상이 아니라며 행정지도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이에 현대차 노조는 다시 조정신청을 했고, 오는 21일 중노위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중노위의 결정과는 별개로 업계에서는 사실상 찬반 투표결과가 가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사측은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임금 및 단체협상이 결렬되며 노조 측의 부분파업 등으로 인해 현대차가 입은 매출차질은 1조225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국내외로 현대차를 압박해오던 수입차 열풍, 원고-엔저 등의 문제를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노조가 협력은 커녕 사실상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수년간 국내에는 수입차 열풍이 거세게 불며, 현대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매년 쪼그라들고 있다. 2011년 46.4%에 달하던 현대차의 내수 점유율은 2012년 43.4%, 2013년에는 41.6%까지 떨어졌다.

    수입차 열풍의 중심에는 '독일차+디젤엔진'이라는 공식이 있다. 이에 현대차는 수입차 열풍을 잠재우고 내수시장을 사수하고자 그랜저 디젤을 출시했고, 내년에는 제네시스 디젤의 출시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 외에도 제네시스와 그랜저의 중간급 차량인 AG를 새롭게 개발했고, 신형 쏘나타, 그랜저 하이브리드 등 라인업을 늘려가며 '안방 점령'에 가속을 내고 있다.

    해외시장에서는 원고-엔저 문제로 토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업체들과의 힘겨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에 정몽구 회장은 지난 5일 여름휴가도 반납한채 미국으로 달려가 현장을 점검하고 현지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정 회장은 위기상황일수록 '정공법'을 선택, 중대형 신차판매를 늘려 환율파고를 극복할 것을 강조했다.

    정 회장은 "경쟁 회사가 할인정책을 펼친다고 지금껏 우리가 어렵게 쌓아온 '제값 받기' 노력을 헛되이 해서는 안 된다"며 "신형 쏘나타, 제네시스 등 중대형 신차들의 판매를 늘려 환율 등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한다면 미국 시장에서 지속 성장이 가능한 브랜드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 말했다.

    한편 현대차 노조는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통상임금 확대 △기본급 기준 8.16%(15만9614원) 임금 인상 △조건없는 정년 60세 보장 △주간 연속 2교대제 문제점 보완 △지난해 당기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해고자 복직 △손해배상 가압류와 고소고발 취하 등을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앞서 지난 3월 윤여철 현대차 노무담당 부회장은 노조측의 통상임금 확대문제와 관련해 "법대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