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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다'는 의미의 '돈'이 돌지 못하고 있다. 마땅한 투자처가 없기 때문이다.
19일 금융투자협회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단기부동자금은 736조286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007년 말 503조6453억원이었던 단기부동자금은 해마다 증가해 2010년 말 653조4626억원에 이르렀고, 2013년 하반기 들어서는 703조2858억원까지 치솟았다. 이로부터 1년 뒤 현재, 약 33조원 가량이 더 늘었다.
올해 6월 말 단기부동자금 중 현금은 57조원, 요구불예금은 136조원이다. 미니마켓펀드(MMF)는 정부와 비거주자 지분을 제외하고 48조원 가량이다.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347조원 △종합자산관리계좌(CMA) 37조원 △양도성예금증서(CD) 20조원 △환매조건부채권(RP) 9조원 △6개월 미만 정기예금 68조원 △증권사 투자예탁금 14조원 등도 포함된다.
◇ 시장 회복세 … 투심 자극, 아직까지는 역부족
금융권에서는 최근 주식 및 부동산 시장이 정부 정책으로 인해 회복 기미를 나타내고 있지만, 말 그대로 조짐에 불과해 투자처가 마땅치 않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2090선을 돌파했던 코스피는 전일(18일)까지 2050대로 주저앉았고, 지난 6월말 지수를 기준으로 잡아도 현재까지의 상승폭은 미미한 수준이다.
6월 마지막 거래일 종가 기준 전일까지, 34거래일 간 코스피는 2.54% 상승에 그쳤다. 기준금리가 0.25% 인하되던 지난 14일에도 코스피는 보합에 머물렀다.
부동산 시장 역시 최경환 경제팀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에 힘입어 7월,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이 6월 대비 5.1% 증가했지만 투심을 자극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다.
실제 주식시장에서 건설업종은 7월 마지막 거래일 종가 기준, 전일까지 3.54% 하락했다.
또한 은행금리는 1년 만기 상품 기준, 현재 2% 초·중반 수준이다.
특히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은행권이 약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2000년 이후, 은행주는 금리 하락기에 항상 약세를 나타내왔기 때문이다.
반면 은행주의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팽팽하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25bp(1bp=0.01%) 금리인하로 인해 은행 순이자마진(NIM)은 3bp 하락이 예상된다"며 "이는 연간 세전 이익 추정치 7조1270억원의 4.0%에 불과한 수준"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피해가 제한적이라고 해도 은행금리가 그 자체로 1년 만기 기준 2%에 불과해, 투심을 자극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1억원을 넣어서 1년에 200만원을 얻는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