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충칭·창저우에 4·5공장 신설…'양적성장' 지속
현지 전략 차종 늘려, '현대속도'에 가속
포스코, '파이넥스' 등 고급기술로 중원 공략
  • ▲ 현대차의 중국향 전략 차종 '밍투'. 출시 2개월 만에 월 1만대 판매를 넘어서는 등 현지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
    ▲ 현대차의 중국향 전략 차종 '밍투'. 출시 2개월 만에 월 1만대 판매를 넘어서는 등 현지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


    대한민국과 중국이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국교를 정상화하고자 수교를 맺은지 22주년을 맞았다. 수교 당시만 하더라도 양국의 교역량은 64억 달러에 불과했다. 2000년대 초만 하더라도 한국의 최대 수출시장은 미국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한중 교역량은 2700억 달러로 수교 당시보다 40배 이상 그 규모가 커졌고, 최대 수출 시장은 중국으로 탈바뀜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7월 중국 시진핑 주석이 방한해 박근혜 대통령과 연내 자유무역협정(FTA)을 타결하기로 하는 등 양국 경제 협력 속도는 한층 탄력을 받고 있다.

    우리 기업들의 중국 진출도 더욱 활기를 띠는 가운데, 자동차·철강 등 중후장대(重厚長大) 산업군들도 현지 업체들과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생산 규모를 늘리고 판매망을 확대하는 등의 노력으로 '미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 '미친 속도' 현대기아차, '양적성장' 통해 中시장 공략 고삐

    중국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최대 격전지로 부상 중이다. 지난해 중국에서 생산, 판매된 차량만 각각 2211만7000대, 2198만4000대에 달할 정도다.

    글로벌 완성차들은 너나할 것 없이 신설·증설등을 통해 현지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글로벌 톱5 완성차 업체로 불리는 현대기아차도 크게 다르지 않다. 향후 지속적으로 생산 규모를 늘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현지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톱4 진입을 노리는 현대기아차는 공급 부족으로 중원 싸움에서 밀리며 성장동력을 상실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현대기아차는 중국에 179만대의 연간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가 북경에 1~3공장을 운영하며 105만대, 기아차가 옌청에 1~3공장에서 74만대를 각각 생산할 수 있다. 현대기아차는 이를 바탕으로 올해 중국에서 171만대의 차량을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그러나 경쟁업체인 GM과 폭스바겐이 현지에서 각각 423만대, 380만대의 차량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을 감안하면 한참 부족한 수치다.

    이에 현대차는 충칭과 창저우에 각각 연산 30만대 규모의 공장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이 안이 가시화 될 경우 현대차만 연간 165만대를 생산할 수 있게 되며, 현지 공략에 가속을 밟게 된다.

    사실 현대기아차의 중국 내 성장속도는 이미 전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현대차는 중국에 발을 처음 내디딘 지난 2003년 단 5만대의 판매고를 올리는데 만족해야만 했다.

    그러나 불과 수년 만에 현지 판매순위 4위를 기록, 중국 공상계를 큰 충격에 빠드리며 '현대속도'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지난해에는 중국에 진출한 완성차 브랜드 중 최단기간 연간판매 100만대라는 기록도 세웠다. 
    또 현대기아차 합산 누적판매를 기준으로 지난해 8월 700만대를 넘어서더니, 올 2월에는 800만대 고지를 넘어섰다. 지난달까지 총 누적 878만대를 판매한 현대기아차는 올 연말까지 1000만대 돌파도 유력한 상황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이같은 성장세와 관련해 "중국 진출 당시 구형 모델 중심의 현지 자동차 시장에 EF쏘나타, 아반떼 등 현대차의 신형 차량들을 투입해 시장을 선도했기 때문에 얻을 수 있었던 결과"라 설명했다. 또 "북경 2·3공장의 신속한 확장을 통해 급증하는 중국의 산업 수요를 적시에 흡수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 덧붙였다.

    현대기아차는 향후 생산규모 확대는 물론, 중국 전략형 차종을 잇달아 출시하며 현지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중국 전략형 중형 세단 '미스트라'를 비롯해 최근 베이징모터쇼에서 공개한 중국 전략형 소형 스포츠유틸리치차량(SUV)인 'ix25', 기아차의 'K4' 등을 속속 공개할 예정이다.

    앞서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현지 전략차종 '밍투'와 'K2'를 출시한 바 있다. 특히 밍투는 2개월 만에 월간 판매 1만대를 돌파하는 등 중국에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 공급과잉 中 철강시장, '기술력'으로 만리장성 허무는 포스코

    중국은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하다 못해 필요 이상을 만들어내, 전 세계 철강업계를 만성적 공급과잉에 빠뜨렸기도 하다. 중국 정부차원에서도 심각성을 느끼고 철강설비 구조조정 안을 발표하는 형국이다.

    글로벌 철강업체들은 중국으로부터 밀려오는 '철강 쓰나미'로부터 자국 시장을 보호하는데도 급급, 중원을 공략할 생각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포스코는 앞선 기술력을 통해 오히려 현지 공략을 강화하며, 중국에서만 5343명의 직원과 50개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달 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한을 맞아 개최된 한중 경제통상협력포럼에서 중국 국영기업인 충칭강철과 전략적 협력 합의서를 체결했다.

    포스코와 충칭강철이 파이넥스(FINEX) 일관제철소 건설, 자동차용 냉연도금강판 생산과 바나듐-티타늄 자원종합 이용사업 등 3건의 합작사업을 벌인다는 내용이다.

    포스코는 올해 말까지 충칭에 연산 300만t 규모의 파이넥스 일관제철소를 건설하는 것과 관련해 중국 정부의 사업비준 승인을 따내는다는 목표다.

    파이넥스 공법은 용광로에 투입할 원료를 예비처리하는 코크스 공정과 소결 공정을 생략한다. 일반 용광로 대비 경제적이며 대기오염 물질 배출량도 크게 줄일 수 있다.

    최근 중국에도 정부차원의 환경규제가 나날이 강화됨에 따라, 만성적 공급과잉을 겪는 상황에서도 현지 업체들에게 포스코의 '친환경 쇳물 제조법'이 매력적으로 다가온 것이다.

    또 양사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충칭지역 자동차산업에 발맞춰 연산 180만t 규모의 자동차용 냉연도금강판 사업의 타당성을 검토한 뒤 빠른 시일 내 합작 합의각서(MOA)를 체결할 예정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 합의를 통해 성장 시장에 진출, 투자수익을 거두는 한편 파이넥스 기술을 본격 수출하는 교두보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앞서 지난해 4월에도 광둥성에 연산 45만t 규모의 용융아연도금강판생산공장(CGL)을 준공한 바 있다. 이 공장은 중국에 진출해 있는 토요타·GM·폭스바겐·현대기아차 등에 물량을 공급하며, 고급 자동차 강판의 생산에서 가공·판매까지 최적화된 고객서비스 체제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