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수입…정부의 강력한 제재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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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년 간 저가 물량공세를 펼치며 국내 철강시장을 어지럽히던 중국에 이어, 엔저를 등에 업는 일본까지 이러한 추세에 편승하며 국내 철강업계가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다.
7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에 유입된 철강재는 총 197만t으로, 지난 2013년 10월 이후 11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산 철강재는 매해, 매월 들어오는 물량이 늘어나는 추세지만, 지난달의 경우 일본산 물량이 6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지난달 197만t의 수입 철강재 중 중국산 물량은 117만6000t으로, 전체 수입 철강재 중 59.7%의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지난 8월 대비 15.4%, 지난해 9월 대비 56.6% 급증한 수치로 국내 철강업계의 목을 서서히 조여가고 있음을 나타낸다.
일본산 수입물량도 67만8000t에 달하며 전월비 11.4%, 전년비 10.7% 증가하는 등 전체 수입 비중의 34.4%를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열연강판, 중후판, 강반제품 등이 각각 전년비 44.1%, 75.8%, 23.1%의 증가세를 보였다.
이 외에 국내 공급과잉 품목으로 분류되는 아연도강판과 기타도금강판, 칼라강판도 각각 4.9%, 33.8%, 59.5%씩 수입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민동준 연세대 교수는 이와 관련해 "일본산 철강재 수입이 늘어난 것은 아무래도 '엔저'영향이 클 것"이라며 "일본 철강재의 경우 국내 철강재와 동급이상의 품질을 자랑하는데, 가격이 다운되며 수요처에 매력적으로 다가왔을 것"이라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일본산 철강재의 국내 잠식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 내다봤다. 민 교수는 "품질이 떨어지는 만큼 늘 저가에 공급되는 중국산 철강재와 달리, 일본산 철강재는 일정한 품질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엔저 효과'가 마감되면 가격도 덩달아 올라가 수입량이 더 늘진 않을 것"이라 설명했다.
이어 민 교수는 수입 철강재가 무분별히 국내 시장을 잠식하는 것과 관련해 "정부의 강력한 제재조치가 있어야 이러한 현상이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6월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저가 중국산 H형강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무역위원회 산업피해조사팀에 반덤핑 제소를 의뢰한 바 있다.
대부분의 품목이 매월 수입되는 양이 늘고 있지만, 반덤핑 조사에 들어간 H형강의 경우 오히려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H형강의 9월 수입은 전월비 13.1%, 전년대비 32.5%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