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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년간 소문만 무성했던 '동국제강의 유니온스틸 흡수합병 설(說)'이 현실로 이뤄진다. 이는 동국제강이 지난 1962년 유니온스틸을 설립한 지 52년 만이다.
동국제강은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이날 열린 이사회에서 유니온스틸을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합병절차가 완료될 시 동국제강은 연산 1000만t의 열연 및 냉연 철강 제품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당초 동국제강은 전기로를 통해 연산 725만t 규모의 열연제품을 생산해왔다. 동국제강의 계열사인 유니온스틸은 아연도금강판, 컬러강판 등 연산 285만t 규모의 냉연제품을 만들어왔다. 이번 합병을 통해 동국제강은 냉연부터 열연까지 제품 다각화는 물론, 수요 고객층의 범위도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이사회에서 양사의 합병 비율은 1:1.78로, 유니온스틸 1주당 동국제강 주식 1.78주를 배정하기로 결정했다. 동국제강과 유니온스틸은 오는 11월28일 동국제강의 합병승인이사회와 유니온스틸의 주주총회를 거쳐, 내년 1월1일까지는 최종 합병을 매듭 짓겠다는 계획이다.
동국제강 측은 이번 합병의 배경으로 "기존 후판, 철근, 형강 등 열연 사업부문과 유니온스틸의 냉연사업을 통합함으로써 재무구조 안정화와 사업 다각화를 통한 다양한 수익 구조를 창출하고, 경영 효율성과 전략의 유연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6월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과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체결한 동국제강은 다양한 자구계획안을 마련해왔다. 당초 서울 중구 수하동에 위치한 동국제강의 본사 '페럼타워'를 매각한다는 등 동국제강의 자구안과 관련해 온갖 추측이 쏟아졌으나, 유니온스틸과의 합병을 통해 본격 재무구조개선에 시동을 건 것이다.
우선 동국제강은 유니온스틸과의 합병으로 단순 합산 시 기존 매출 4조원, 자산 7조4000억원 규모에서, 매출 5조7000억원(2013년 별도 매출 기준 단순 합산), 자산 9조2000억원 규모로 몸집을 한껏 부풀리게 된다.
수요 대응 범위도 확대된다. 제조업 부문 고객은 기존 조선, 중공업사 중심에서 가전사까지 확장하게 되며, 건설 부문 철강 수요에 대해서는 기존 구조용 강재 중심 마케팅에서 건축 내외장재에 이르는 포트폴리오까지 갖추고 통합 마케팅을 할 수 있게 됐다.
또 기존의 국내 영업망에 더해 양사의 글로벌 네트워크 공유로 구매와 영업력 확장을 유니온스틸의 태국, 인도, 멕시코 등 스틸서비스센터(유통·가공 기지) 망에 대한 활용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동국제강은 지난해 말 기준 매출(K-IFRS 별도 기준) 4조116억원, 영업이익 153억원을 기록했다. 국내에는 포항, 인천, 당진, 부산 등지에 연산 725만t 규모의 생산 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해외에는 일본, 미국, 중국 등에서 판매 거점을 운영하고 있다.
유니온스틸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매출 1조6933억원, 영업이익 403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생산 기지는 부산과 중국에 각각 연산 235만t, 50만t의 표면처리강판 공장을 운영 중이다. 이외에도 유니온스틸은 인도, 태국, 멕시코에 독자적인 유통, 가공 기지를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