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서는 과도하다는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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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아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세아베스틸과 포스코특수강의 인수합병(M&A)이 지지부진한 것과 관련해 포스코특수강 노조가 포스코 측에 매각 대금의 10%를 위로금으로 지급하라는 등 과도한 요구를 펼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특수강 매각에 반대하고 있는 포스코특수강 비상대책위원회는 세아그룹과 포스코 측에 각각 '고용승계 및 유지 5년 보장', '매각 대금의 10%를 위로금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포스코특수강 비대위는 전원 포스코특수강의 노조로 구성됐으며, 이와 같은 요구를 세아와 포스코가 수용하지 않을 시 끝까지 매각에 반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포스코와 포스코특수강 비대위는 2차례에 걸쳐 요구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으나 끝내 결렬, 3주 가까이 협상테이블 조차 열리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포스코특수강 비대위의 요구가 다소 과한 것이 아니냐고 지적하고있다. 업계에서는 포스코특수강의 매각 대금으로 1조원 전후를 예상하는 가운데, 비대위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포스코는 1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위로금으로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 기업간 인수합병이 진행될 때 위로금 명목의 일정액이 지급되온 것은 사실이지만 매각액의 10%, 그것도 약 1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내놓으라하는 것은 과도해 보인다"며 "요구안과 협상안을 통해 합의안이라는 것이 도출되어야 하는데, 포스코특수강 노조의 경우 매각이 될 땐 되더라도 받을 수 있는 위로금을 최대한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지난 3월 권오준 회장 취임 후 모든 초점을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 및 재무구조 개선에 맞추고 있는 상황에다, 국내 특수강 산업 발전을 위해 내린 결정이었던 만큼 아쉬운 상황이라는 반응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재무구조 개선차원에서 포스코특수강의 매각이 진행된 것도 있으나, 국내 특수강 시장이 공급과잉에 빠져들고 있는 상황에서 건전한 산업 생태계를 만들고자는 측면이 더컸다"며 "포스코는 포스코특수강 비대위와의 원만한 협의를 통해 바람직한 결과가 도출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세아그룹의 경우 특수강 생산에 있어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특수강 전문' 기업이다. 자동차 생산 및 각종 산업계에 사용되는 특수강 봉강을 생산해내는 상공정 세아베스틸과, 특수강 선재를 가공해 자동차 부품 생산에 투입되는 냉간압조용 선재, 마봉강 등을 만들어내는 하공정 세아특수강을 아우르고 있다.
포스코특수강과 세아베스틸 직원들의 평균임금을 비교해봐도 포스코특수강 노조들의 처우는 훨씬 더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등록된 양사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세아베스틸 직원들의 연간 1인평균 급여액은 7100만원으로 5800만원의 포스코특수강보다 약 1300만원이 더 높았다.
세아그룹은 세아베스틸과 포스코특수강이 합쳐질 경우 기존 연산 300만t의 생산능력에, 100만t의 스테인리스 특수강을 합쳐 연산 400만t 규모의 세계 최대 특수강 업체로 거듭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세아베스틸 개별적으로는 고가 수입재의 국산화, 다양한 특수강 제품군의 일괄 공급 등 고객서비스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노사안정과 혁신기술 개발, 적극적 해외진출을 통해 규모는 물론 내실측면에서도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특수강 전문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포스코특수강 비대위가 세아 측에 요구하고 있는 '고용승계 및 유지 5년 보장'에 대해, 세아 측은 "업계 구조조정과정에서 고용불안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실제 이번 포스코특수강 M&A의 주체인 세아베스틸(당시 기아특수강)도 지난 2003년 세아그룹에 인수 될 당시 사무·생산직군 전원의 고용승계가 이뤄진 전례도 있다.
또 포스코특수강에서 생산하고 있는 스테인리스 특수강을 세아그룹에서 만들어온 경험이 없는 만큼 자연스레 고용승계가 이뤄지지 않겠냐는 의견도 있다.
세아그룹은 지난 9월 포스코특수강에 대한 회계 실사를 마무리한 상태로, 포스코와 포스코특수강 비대위의 협의가 매듭을 짓게 되면 현장 실사에 돌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