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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오늘) 보건복지위 국감에서 정부가 의료기기 기술개발사업을 통해 제품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의료기기 10대 중 4대는 시중에 판매되지 않으며, 3대는 매출실적이 연구비의 4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가 매년 의료기기 연구개발(R&D)사업에 190여억 원의 예산을 쏟아 붓고 있지만 매출실적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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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이 한국보건산업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5년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의료기기 기술개발사업을 통해 공모한 217건의 과제 중 제품화에 성공한 의료기기는 불과 42건으로 19.4%에 불과했다.
42건 중에서 67%에 해당하는 17건은 아예 판매조차 되지 않았으며, 26%에 해당하는 11건은 매출액이 연구비의 40%도 채 되지 않았다. 제품화된 의료기기 42개 중 14개 제품만 매출실적이 연구투자비의 40%를 넘기는 등 217개 연구과제의 성공률이 6.5%(42개/217개)에 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제품화에 성공했다는 의료기기들의 전반적인 판매실적도 저조하긴 마찬가지였다. 42개 의료기기 제품이 최근 5년간 기록한 매출은 308억 원으로 정부가 같은 기간 의료기기 기술개발사업에 투자한 예산 708억 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43%에 불과했다.
의료기기를 신성장 동력의 주축으로 삼고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국가연구개발 사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한다는 정부 방침에 따라, 의료기기 기술개발사업에 대한 예산은 2009년 66억 원에서 2013년 705억 원으로 최근 5년 새 3배 가까이 증가했다.
그러나 정작 상용화를 위한 핵심 기술 개발과 제품화는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대다수 의료기기 기술개발사업이 이미 개발된 원천기술을 단순히 개선하는 정도이거나 상용화보다는 논문이나 특허 등 정량적 항목 위주의 평가에 치중하는 등 제품화의 질보다는 기술개발사업의 양적 성장에 치중했기 때문이다.
김재원 의원은 이에 대해 “단순히 제품화된 의료기기 건수보다는 국민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제품 개발 위주로 기술개발사업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며 “정부는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에 투자된 국민 혈세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지 않도록 과제 선정, 연구 개발, 상용화 등 사업의 전 과정에서 투자한 국가 예산이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