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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의 여성 임원 현황 개괄 ⓒ기업지배구조원
국내 상장사들의 여성 등기임원 가운데 80%가 지배주주 일가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총수가 있는 기업집단이 그렇지 않은 기업집단에 비해 여성 임원 비율이 두 배 이상 높았다.
29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내놓은 '국내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의 여성 임원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대상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694개사 전체 등기임원 수는 4561명이었다. 이 중 여성 등기임원이 있는 기업은 11.2%인 78개사였다.
여성 등기 임원은 모두 85명으로 전체 등기임원의 1.86%에 불과했다.
여성 등기임원은 기업당 평균 1.08명으로, 평균보다 많은 2명의 여성 등기임원을 보유한 기업은 대림통상, 신성에프에이, 신한, 아비스타, 영원무역, 주연테크, 중소기업은행 등 7개사뿐이었다. 3명이 이상 여성 임원을 보유한 회사는 단 한곳도 없었다.
여성 등기임원 가운데 사내이사는 80.0%인 68명이었다. 이중 지배주주 일가는 54명으로 79.4%를 차지했다.
결국 여성 사내 등기임원은 대부분 지배주주 일가로 내부 승진을 통해 이사회 구성원으로 활동 중인 여성은 매우 드물다는 얘기다.
여성 사내 등기임원 가운데 상근직은 70.59%인 48명으로 형식적인 직책일 가능성이 높은 '비상근 사내이사'인 여성은 비교적 적었다.
특히 대규모 기업집단에 속하는 200개 상장사 가운데 총수가 있는 181개사의 경우 평균 여성 임원 비율이 1.33%였던데 비해 그렇지 않은 19개사는 0.58%에 그쳤다. 다시 말해 총수가 있는 대규모 기업집단에 속하는 기업은 총수가 친인척 여성을 계열사 임원으로 선임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또한 상장 계열사를 갖고 있는 49개 대규모 기업집단 가운데 대성, 롯데, 삼성, LG, OCI, 이랜드, 한국지역난방공사, 한진, 현대, 현대백화점 등 단 10개만이 소속 기업에 여성 임원을 보유하고 있었다.
교보생명보험, 금호아시아나, 농협, 대림, 대우건설, 대우조선해양, 동국제강, 동부, 두산, 미래에셋, 삼천리, 세아, 신세계, 씨제이, 아모레퍼시픽, SK, 에쓰오일, LS, 영풍, GS, KCC, KT, KT&G, 코오롱, 태광, 태영, 포스코, 하이트진로, 한국가스공사, 한국전력공사, 한국타이어, 한라, 한솔, 한진중공업, 한화, 현대산업개발,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효성 등은 상장계열사 여성임원 비율 0%를 기록했다.
이 같은 국내 상장사 여성 임원비율은 주요 10개국 가운데 일본(1.1%)에 이어 가장 낮은 수치다.
프랑스가 18.3%로 가장 높았고 이어 독일(14.1%), 미국(14.0%)의 순으로 높았다. 중국도 8.4%로 우리나라보다 훨씬 높았다.
김선민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원은 "이미 해외에선 여성임원비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움직임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며 "유럽연합(EU)은 회원국 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이사회 여성할당제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미 EU 회원국 중 일부 국가는 이사회 여성 임원 할당비율을 법으로 제정해 시행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기업과 정부는 여성 임원을 늘리기 위한 해외 각국의 움직임이 단순히 상대적으로 낮은 여성임원비율을 높이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이사회 다양성 확보를 통해 기업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있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며 "전세계적으로 이사회 여성 임원 확대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여성 임원 증대 방안에 대한 중지를 모아야 할 때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