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제조-금융-서비스… M&A 분야도 싹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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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이나머니가 물밀듯이 밀려들고 있다. '錢해전술'로 불릴 만큼 중화의 거센 돈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국내 주식과 채권시장의 중국계자금은 24조원. 2008년말 4711억원에 비해 6년새 50배가 늘었다. 9월까지 외국인 직접투자 신고금액은 중국에서 들어온 게 10억3000만달러로 1년전 같은 기간에 비해 230.4%나 늘었다. 여기에 대만, 홍콩까지 합한 중화권 투자액은 30억1000만달러로 증가율은 89.8%였다.

     

    채권 보유규모는 9월말 현재 13조7000억원으로 전체 외국인 보유규모의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까지 1조3150억원 규모의 상장 채권을 새로 사들였다. 주식 순매수 금액도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2조원이 넘었다. 올 상반기 외국인 주식 순매수의 60%는 중국인이었다.

     

    제주도 등 국내 부동산 취득도 5년 사이 296배가 늘었다. 6월말 현재 중국인이 가지고 있는 제주도 토지는 592만㎡으로 1년전에 비해 14배 늘었고 5년전인 2009년과 비교하면 3000% 가까이 증가했다. 2010년 부동산투자이민제도를 시행한 이후 제주도에 들어 온 중국 자본은 9383억원이다.

     

    최근에는 중국 기업들이 한중 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차이나밸리가 조성될 새만금과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경기와 인천은 물론 부산으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해운대 백사장 동쪽에 들어서는 높이 411m, 지상 101층의 초고층 호텔과 레지던스인 엘시티 프로젝트의 전주는 중국의 국영 건설사가 맡았다.

     

  • ▲ ⓒ제주도 블로그 캡처
    ▲ ⓒ제주도 블로그 캡처

  • ▲ @엘시티 블로그 캡처
    ▲ @엘시티 블로그 캡처


    이뿐만이 아니다. 제조업은 물론 게임과 콘텐츠, 서비스 업종에서도 중국자본의 먹성은 대단하다.
    M&A 분야에서 '큰 손' 노릇을 한 지도 한참이다.

     

    실제 중국정부는 '해외투자 국가별 산업지도 목록'을 만들어 전략적으로 해외투자를 독려하고 있다. 한국에 대한 투자장려 업종은 서비스업의 경우 R&D 및 비즈니스업 등이며 제조업은 교통운수설비, IT 위주의 전기전자, 화학원료 분야 등이다. 대부분 그린필드형 투자라기 보다 M&A형 투자에 가깝다.

     

    국내 유아용품 1세대 기업인 아가방컴퍼니가 중국 랑시그룹에 인수됐고 서양네트웍스, 아비스타, 더신화 등 패션기업들도 중국기업에 팔렸다. 치에란, 상하이쟈와 등 중국 화장품업체는 국내 화장품 업체를 노리고 있다.

     

    반도체업체인 동부하이텍 인수전에는 세계 4위의 비메모리 위탁생산업체 중국 SMIC가 가세했고 법정관리에 들어간 팬택도 중국기업의 공격대상에 올랐다. STX다롄 역시 중국기업에 팔릴 것으로 보인다. LIG손해보험 인수전에 참여했던 중국 푸싱그룹은 현대증권 인수에 나섰고 우리은행 인수에도 중국기업들의 관심이 많다.

     

    세계 3위 규모의 인터넷 업체 텐센트가 지난 4월 싱가포르를 경유한 우회투자로 CJ게임에 5억달러 규모의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정동진 복합관광레저단지 개발 프로젝트에는 중국의 샹차오홀딩스가 1억5000만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신고했고 중국에서 건강식품을 생산하는 위해쯔광생물은 익산식품클러스터에 입주하려고 1억5000만달러 투자를 결정했다. 장쯔다오그룹은 전남 진도군에서 양식업에 2억달러를 투자한다.

     

  • ▲ @뉴데일리 DB
    ▲ @뉴데일리 DB


    하지만 현재까지 중국자본의 對韓 투자는 시작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다. 한중 FTA 체결로 자유로운 투자와 자본이동이 가능해지면 막대한 중국계자금이 본격적인 한국행에 나설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무려 4조달러로 전세계에서 독보적인 1위다. 수출이 한 자릿수로 떨어졌는데도 외환보유고가 매달 300억~400억달러씩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개인도 정부도 돈이 넘쳐나다보니 자연스레 해외로 눈을 돌리고 그 대상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친숙한 면이 많은 한국이 우선 대상이 될 것으로 꼽고 있다.

     

    중국정부는 보유외환의 다변화를 꾀하고 자국통화인 위안화를 국제통화로 만들기 위해서도 앞으로도 한국투자를 적극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욕구와 투자욕구를 중국 자체에서 해소하는데 한계를 느낀 4억명 이상의 중국 중산층들의 한국 선호도 붐에 가깝다. 요우커로 불리는 이들의 70%가 한류열풍을 잘알고 있고 이중 80%가 한국에서 쇼핑을 원한다는 조사까지 나왔다.

     

  • ▲ @뉴데일리 DB


    중국 자본의 국내 유입 증가와 이에 따른 영향력 확대는 우리에게 기회이자 위기가 될 수 있다. 차이나머니의 한국투자 증가는 자본시장 활성화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으로 예정된 미국의 금리인상과 맞물린 외인자금의 유출 우려도 상당부분 상쇄시킬 것으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일방적인 중국 쏠림은 우리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리스크 증대도 가져올 수 있다. 동부하이텍과 대한전선, 대우조선해양 등 매물을 사들여 쌍용차처럼 단물만 빼먹고 먹튀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함께 일고 있다.

     

    모니터링 강화와 사전적 대응책 마련은 고스란히 우리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