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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건설이 금호산업의 지분을 추가 매입하면서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이에 금호산업의 주가는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거래를 마쳤다.
14일 금호산업은 전거래일보다 14.99%(2600원) 급등한 1만995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함은 물론 52주 신고가도 새로 썼다. 때문에 금호산업은 투자주의 경고를 받았다.
이날 호반건설은 기존 금호산업 171만4천885주(5.16%)를 204만8천주(6.16%)로 늘렸다고 공시했다. 지난 12일 5.16% 취득을 공시한 지 이틀만이다.
호반건설은 단일 주주로 최대주주가 됐다. 현재 금호산업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5.30%, 박 회장의 장남인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이 5.10%를 가지고 있다.
호반건설은 '단순 투자' 목적으로 여유자금을 넣은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금호산업을 인수함으로써 신사업을 벌이기 위한 초석을 다지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줄을 잇고 있다.
지분 추가매입도 그렇지만 호반건설이 금호산업의 지분을 매입하기 시작한 시기가 절묘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호반건설은 금호산업의 지분 5% 이상을 매수하면서 의결권을 얻게 되던 날 금호산업 채권단은 기업재무구조개선(워크아웃) 기한을 2년 연장하고 출자전환한 지분 57.5%를 공동 매각키로 결정했다.
내년 1월로 예정된 채권단 지분 매각이 이뤄지기 전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호반건설이 공개매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말 기준 호반건설의 내부유보금(미처분이익잉여금)은 5912억원으로, 실탄도 이미 충분하다.
또 호반건설이 인수·합병(M&A)의 대가로 알려진 전종규 전 외환은행 부행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영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금호산업 인수추진설(設)에 힘을 보태고 있다. 전 대표는 과거 하이닉스, 현대건설 매각 등 굵직한 M&A에 관여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호반건설이 시장에서 관측한 대로 금호산업을 인수할 경우, SOC나 대규모 토목 등 공공부문 사업도 새롭게 할 수 있게 된다.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호반건설에게는 M&A를 통해 사업구조 다각화를 모색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아시아나항공까지 덤으로 따라오게 된다. 현재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어 금호산업의 경영권을 인수하면 아시아나항공까지 사들이는 것과 마찬가지인 구조로 돼 있다. 때문에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이 전부터 아시아나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는 소문까지 돌아다니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산업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호반건설의 금호산업 인수전 참여설은 그저 무성한 소문에 불과하다는 관측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호반건설 측의 입장대로 단순 투자 목적으로 시세차익을 노리고 지분을 매입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박 회장은 지분 50% +1주의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시장 판도는 M&A 목적이든 아니면 단순 투자 목적이든 호반건설에 유리한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호반건설이 M&A 목적으로 지분을 매입했다가 실패해도 현재 금호산업이 저평가됐기 때문에 시세 차익을 노려 매각하면 된다"며 "어느 쪽으로 흘러가든 호반건설에 유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호산업 채권단은 이달 중으로 매각주관사를 선정하고 다음달까지 매도 실사를 마무리한 후, 내년 1월에 매각공고를 낸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