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간담회서 거취 관련 질문에 대답 없이 고개 끄덕
  • ▲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과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이 지난 11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세월호 사고 현장 수색 종료를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과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이 지난 11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세월호 사고 현장 수색 종료를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세월호 범정부사고대책본부장인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이 금명간 7개월 남짓 만에 이발소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이 장관은 세월호 사고 이후 이발을 하지 않아 장발이 됐다. 장발족이 유행했던 1970년 대학생 때도 길러본 적 없는 머리다. 이발은 곧 세월호와의 작별, 사퇴를 의미한다.


    이 장관은 17일 오후 해수부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범대본 해체와 맞물려 일각에서 제기하는 사퇴와 관련,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장관은 "(거취 문제는) 이미 손을 떠났다고 해석할 수 있는 것 같다"는 말에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이어 "관료로서 함부로 말할 수 없어 그러는 것 같다"는 말에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고문하지 말라"고 웃어넘겼다.


    이 장관은 간담회 마지막 인사 때는 "앞으로 열심히 잘 살아가겠다"고도 했다.


    18일 국무총리 주재로 열리는 국무회의에 참석해야 하고 아직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이 확인되지 않아 조심스럽지만, 사실상 이 장관의 사퇴가 임박했음을 시사하는 보디랭귀지와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 장관은 수차례 세월호 사고 수습이 끝나는 대로 책임지고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지난 11일 정부가 수중수색 중단을 공식 발표하고 정부조직법 등 '세월호 3법'도 국회를 통과하면서 이 장관 사퇴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세월호 인양과 관련해 실종자 가족들이 이 장관의 사퇴에 반대 의견을 낼 수 있다는 점은 아직 변수다.


    실종자 가족들은 11일 기자회견에서 "이 장관은 그동안 모든 것은 자신이 책임진다며 아무리 작은 요청이라도 절대 외면하지 않았다. (실종자 가족은) 이 장관의 모습에서 진정성을 느꼈고 국가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중에도 이 장관에 대해 깊은 믿음을 가지게 됐다"며 "저희는 이 장관이 계속 실종자 가족들과 함께해주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세월호 인양에 관한 기술적 검토부터 인양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 장관이 세월호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길을 선택할 거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