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폐업 반복에 따른 부작용 심각일부 자격증 대여 등 불법행위 계속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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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 사진.ⓒ연합뉴스


    개업공인중개사 급증에 따른 부작용 발생으로 수급 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8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2014년 자격증 보유자는 올해 합격 예정자 포함 약 35만명으로 추정된다. 지금도 해마다 1만5000명∼2만명가량 합격자가 배출되고 있다. 올 3분기 현재 개업공인중개사도 약 8만5000명에 육박한다.

    공급과다에 따른 개업공인중개사 개·폐업도 반복되고 있다. 신규 개업공인중개사는 2013년 1만5751명, 페업 신고는 1만5906명으로 집계됐다. 


    올해에도 이 같은 추세는 반복되고 있다. 올 3분기까지 1만3933명 신규로 등록했지만 1만351명이 문을 닫았다. 

    이러한 모습은 수도권(서울·경기·인천)에 집중되고 있다. 올 3분기까지 수도권 신규 등록자는 8849명으로 전국에서 56%를 차지했다. 폐업을 신고한 수도 7084명으로 44%를 차지했다.

    문제는 개업공인중개사 90% 이상이 40대 이상이라는 점이다. 재취업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폐업을 할 경우 이들은 다시 길거리에 내몰릴 가능성이 크다. 평균 창업비용도 6800만원에 달한다.

    장준순 한국공인중개사 부회장은 "강남3구의 경우 창업비용은 약 1억5000만원에 이른다"며 "결국 개·폐업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낭비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인중개사는 IMF 금융위기를 맞은 1990년대 후반 합격자 배출 방식(절대평가) 변경과 더불어 급증했다. 정부의 실업자 급증에 따른 일자리 창출 명목으로 시험 난이도가 급격히 하락했기 때문이다.

    또 2005년 이후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맞을 무렵 개업공인중개사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당시 신규 등록자 대부분은 제2의 창업형태로 호기롭게 시장에 새롭게 진출했지만 2000년대 후반 부동산 침체와 맞물려 지금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공인중개사 과다 배출에 따른 부작용이 상당하다. 부동산정보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2014년 3분기 전국 개업공인중개사 1인당 평균 주택 매매 거래는 2.80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과다 경쟁으로 '제살 깍아먹기'의 모습인 것이다.

    개업이 어려운 공인중개사들의 불법적인 자격증 대여도 문제다.

    2007년 합격자 H씨는 "당시 자격증 불법대여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서 이뤄졌다"면서 "지금도 공공연하게 발생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최근 발생되는 분양권 불법거래 상당수가 자격증을 대여 받은 중개사에서 진행된다는 게 업계의 추정이다. 1년간 분양권 전매제한이 있는 위례신도시에서 일부 공인중개사에 의한 불법 전매행위가 성행하고 있다. 실제 몇몇 공인중개사에서는 분양권 판매를 광고하는 문자메시지를 고객들에게 무차별적으로 보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협회 측도 적극적으로 정화노력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협회 관계자는 "중개수수료 과다 청구, 자격증 대여 등을 자체 운영 중인 지도단속과를 통해 정화 노력을 실시하고 있다"며 "지자체의 도움을 받아 고발조치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결국 한해 약 2만명이 합격자로 배출되는 현 시점에서 수급조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협회 관계자는 "'자격증'이라는 가치와 신뢰도 제고를 위해서도 현 제도에 손을 댈 필요는 있다"면서도 "업계 자체의 노력만으로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장 부회장은 "시험 난이도 조절이나 격년제 시험 실시로 수급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면서 "현재 실시되는 공인중개사 수습제도를 좀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양적인 문제를 지적하기에 앞서 서비스의 질적 제고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적절한 중개보수에 따른 서비스 제공으로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는 얘기다.

    김영곤 강남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인중개사들도 내실있는 교육을 통해서 고객들이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먼저"라며 "공인중개업소의 수보다 역할 자체의 다변화도 필요하다. 또 중개보수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전환도 동시에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