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으로는 수급·펀더멘털 주목해야"
  • ▲ 과거 중국이 금리인하했을 당시 업종별 수익률 ⓒ 신한금융투자
    ▲ 과거 중국이 금리인하했을 당시 업종별 수익률 ⓒ 신한금융투자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은 예고치 않은 금리인하를 깜짝 발표하면서 중국 경기활성화 수혜로 거론되는 정유, 화학, 철강, 조선 등 관련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했다.

    24일 S-Oil과 SK이노베이션 등 정유·화학주(株)가 중국 금리인하 수혜 기대감에 11.7%, 10.8% 상승 마감했다. 이와 함께 한화케미칼(6.25%)과 롯데케미칼(5.7%), LG화학(5.29%), GS(4.91%), 금호석유(4.30%), 대한유화(1.99%) 등도 일제히 강세였고, POSCO와 현대제철도 각각 6.17%, 4.78% 올랐다.

    앞서 인민은행은 지난 21일 금리인하를 발표하면서 예금금리는 3.0%에서 2.75%로, 대출금리는 6.0%에서 5.6%로 내렸다.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 인하폭이 더 크다는 점에서 환율전쟁에 가담한다기 보다는 경기부양책의 일환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문정희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조치는 중국 정부가 경기하강 리스크를 완충하기 위한 통화완화 조치이므로 위안화 약세 유도 등 환율전쟁 동참이라는 판단은 지나친 우려"라며 "지난 2012년 금리인하 당시에도 위안화 약세는 1~2개월에 불과했던 점을 생각하면 이번 조치로 중국 민간 신용 증가, 유동성 확대, 금융시스템 리스크 완화 등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이에 증시 전문가들은 중국 경기 민감도가 높은 정유, 화학, 철강, 조선 등 관련 종목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서지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마리오 드라기 유럽 중앙은행(ECB) 총재의 추가 경기 부양 가능성 암시 및 중국의 기준금리 인하로 투자심리가 호전됐다"며 "에너지와 귀금속, 비철금속 등 상품시장에 대한 저가매수 심리가 확대되면서 반등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희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금리 인하는 유럽의 유동성 확대 정책과 보조를 맞춰 시행한 것으로, 화학업종의 중국 수출경쟁력 등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전반적인 수요를 회복시키는 효과가 예상된다"며 "부진했던 중국의 대내외 수요 증가에 일부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연말까지 수출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전망이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2012년 당시 중국이 두 차례에 거쳐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수출주가 내수주보다 양호한 움직임을 보였다"며 "이번에도 대외 경기 개선 기대감에 수출주 반등이 두드러질 전망이므로, 연말까지 수출주에 대한 비중 확대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호재는 단기적으로 작용할 것이어서 장기 투자에는 기업의 펀더멘털과 수급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노종원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금리 인하 이후 섹터 전략을 구상할 때 4분기 실적, 특히 수익성 지표의 개선이 어떤 섹터를 중심으로 나타나는 것인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각 섹터별 OPM 개선 및 ROE 개선 폭을 평가하면 현재 수준에서 가장 긍정적인 섹터는 화학과 정유지만, 철강 등은 일부 종목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인 수익성 지표가 크게 개선되지 않는다는 점이 다소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연구원도 "화학과 철강 등 관련 종목의 주도로 증시가 활성화될 가능성은 높지만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