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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인사 시나리오③] 오는 12월 초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를 통해 '이재용 부회장이 이끄는 삼성전자' 체제가 더욱 공고해 질 전망이다. 이를 통해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과 삼성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며 경영 보폭을 확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재용이 이끄는 삼성전자 체제 -
이같은 체제 구축은 지난 4월 30일 이건희 회장의 갑작스러운 미래전략실 팀장 인사를 통해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났다. 이 회장은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에 대한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미래전략실에서 마련한 마하경영을 현장에서 뿌리내리도록 하기 위해 미래전략실 팀장을 삼성전자로 대거 이동시켰다.
이 과정에서 사장·부사장으로 구성된 미래전략실 팀장 7명 중 6명이 교체됐고 3명은 삼성전자로 이동했다. 이인용 사장은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장으로, 김상균 사장은 삼성전자 법무팀장으로, 정금용 부사장은 삼성전자 인사지원팀장으로 배치되면서 미래전략실의 홍보·법무·인사 등 핵심 임원들이 삼성전자로 옮겨간 것이다. 미래전략실의 새로운 인사지원팀장에는 정현호 경영진단팀장(부사장)이 선임됐다.
지난 2012년 6월부터 현재까지 미래전략실장을 맡아 그룹 내부살림을 도맡아 온 최지성 부회장과 이인용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장, 이상훈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 김상균 삼성전자 법무실장, 정현호 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장 등은 이재용 부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져있다.
최지성 부회장은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수업을 시작했을때부터 가까이서 지켜봐 와 ‘가정교사’로도 불리며 MBC 기자 출신인 이인용 사장은 이 부회장과 서울대학교 동양사학 동문이다.
한편 올 4월 인사는 이건희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지기 직전 주도한 인사이기 때문에 올 연말 인사에서는 미래전략실 내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삼성그룹 홍보라인은 대거 변화가 예상되고 있으며 주요 계열사의 홍보팀장 상당수가 새로운 얼굴로 교체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올해 영업익 24조원대 전망...승진자 최소화 전망 -
이번 인사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6개월째 장기입원 중인 가운데 이뤄지는 이재용 부회장의 첫 인사라는 점에서 재계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올해 실적 악화로 삼성그룹 인사에 한파가 불어닥칠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신상필벌', '성과주의'를 기본으로 한 삼성의 인사 원칙이 올해도 어김없이 그룹을 관통할 것이라는 것이다. 사실상 올해 사장단 인사 승진 규모는 역대 최소가 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예상치는 약 24조366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영업이익 36조7850억원에 비해 34.7% 급감한 수치다. 삼성전자의 실적이 이렇게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은 최근 5년래 처음이다. 삼성전자가 그룹 전체 매출의 60~70%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그룹 실적에도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삼성그룹은 12월 2일 승진 8명, 전보 8명 등 총 16명의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으며 이어 5일에는 부사장 51명, 전무 93명, 상무 331명 등 총 475명의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사장단 승진자 8명 중 5명은 지난해 최고실적을 올린 삼성전자 출신이었다. 지난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36조7850억원으로 집계됐다.
2012년도에는 사장단 17명(승진 9명)과 임원 총 485명, 2011년 사장단 17명(승진 8명)과 임원 총 501명, 2010년 사장단 18명(승진 11명)과 임원 총 490명, 2009년 사장단 23명(승진 12명)과 임원 총 380명의 인사를 단행했다.
최근 5년래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 규모는 평균 18명으로 승진자는 평균 9명으로 나타났다. 임원 인사 규모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사상 최대 규모를 경신하다가 2012년부터 소폭 줄고 있다. 올해는 삼성그룹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 실적 악화로 승진자 규모를 최소화할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져 인사 규모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사장단 50여명 규모 대폭 줄 듯현재 삼성그룹 사장단 규모는 50여명 내외지만 계열사 간 인수·합병과 방산·화학 4개사를 한화그룹에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사장단 규모가 대폭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은 올해 삼성SDI와 제일모직,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 등 주요 계열사를 흡수·합병하면서 현재 공동 대표이사 체재를 유지하고 있으나 올 연말 인사를 통해 단일 대표이사 체재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삼성SDI 에너지솔루션부문은 박상진 사장, 소재부문은 조남성 사장이 각각 담당하고 있으며 삼성석유화학 대표였던 정유성 사장은 삼성석유화학이 삼성종합화학에 흡수합병되면서 손석원 대표와 함께 삼성종합화학의 공동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다.
한화로 넘어가는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등 4개사의 사장 자리는 당분간은 유지되더라도 인수가 마무리되는 내년 상반기에는 경영진도 모두 한화로 옮겨가 4명의 사장이 사라지게 된다.
이와 함께 삼성그룹이 나이 많은 임원을 대거 퇴진시킨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진데다 최근 합병이 무산된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향후 합병 재추진 가능성도 남아있어 사장단 숫자는 40여명 내외로 대폭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한편 삼성그룹은 오는 12월 5일 열리는 '자랑스러운 삼성인상' 시상식에 새로운 사장단이 참석할 수 있도록 12월 1,2일께 사장단 인사를 마칠 예정이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인사 결정은 최소 인원들만 추진하기 때문에 접근 자체가 불가능하다"면서도 "분명 서류 작업을 하는 사람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룹이나 각 계열사 홍보실로 최종안이 내려오는 시간은 발표일 오전 7시 쯤"이라면서 "내부에서도 발표 2시간 전에나 정확한 사실 확인이 가능한 만큼 뚜껑은 열려봐야 알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