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도 박 회장이 직접 양해 구할 것 요구
-
금호타이어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과 관련해 사측과 갈등을 빚어오다 끝내 파업을 결의했다.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 졸업 여부에 대한 채권단의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는데, 이같은 노조의 움직임이 채권단의 판단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매년 노사갈등의 해결사로 나섰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의 움직임에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지난 2일부터 3일까지 이틀간 광주, 곡성, 평택공장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92.7%의 찬성률로 가결됐다고 4일 밝혔다. 전체조합원 2988명 중 2879명이 투표에 참여해 2772명이 파업에 찬성표를 던진 것이다.
노조의 파업결의로 박삼구 회장은 물론 금호타이어 경영진의 발등에는 불이 떨어졌다.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이 이날 운영위원회를 열어 금호타이어의 워크아웃 연장 혹은 졸업을 논의하기 때문이다. 졸업 여부는 이르면 다음 주, 늦어도 이달 안에 발표될 예정인데 노조의 파업 결의가 채권단의 판단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박삼구 회장이 직접 긴급 진화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금호타이어 노조는 지난 2010년 워크아웃 개시 이래 2013년을 제외하고 매년 파업을 벌여왔는데, 박 회장은 매번 앞장서 갈등을 봉합해왔다. 특히 2013년에는 회사 회생이 최우선이라는 공감대를 노사에 심으며, 큰 탈없이 임금협상을 마무리 짓기도 했다.
지난 2012년의 경우 금호타이어 노조가 한 달여 부분파업을 실시, 1034억원 규모의 생산차질을 빚은 바 있는데 당시에도 박 회장이 직접 나선 이후 임금협상에 속도가 붙었다는 평가다. 올해의 경우 워크아웃 졸업이 달려있어 노조의 움직임에 특히 민감한 상황이다. 앞서 노조도 "박삼구 회장이 진정으로 워크아웃 졸업 의지가 있다면 쟁의 행위 찬반 투표 이후 전 사원들에게 직접 양해를 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임금 9.6% 인상 △임금 삭감분 환원 △임금 반납분(기본급 5%, 상여금 200%) 환원 △성과금 650만원 지급 △만 60세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지난 1일 제 26차 교섭에서 △격려금 150% 지급 △무쟁의 격려금 100만원 지급 △워크아웃 연장 시 임금반납분 내년 1월 1일자 환원 △만 60세 정년 연장 및 임금피크제 적용 등의 수정안을 제시했으나 노조는 이를 거부했다.
노조는 다음 주 쟁의대책위원회와 확대간부회의를 열어 파업 돌입 여부 및 수위 등 구체적 투쟁 일정을 확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