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파업투표 결과, 채권단 4일 졸업 여부 결정에 변수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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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노동조합이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 작업) 졸업을 눈 앞에 두고,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노조의 이같은 움직임이 자칫 워크아웃 졸업 여부를 검토하는 채권단의 판단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3일 금호타이어에 따르면 이 회사 노조는 지난 2일 오전 9시부터 이날 오후 7시까지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돌입 여부를 묻는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금호타이어의 노조원은 약 3000여명으로, 이날 바로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금호타이어 노사는 임금인상 폭, 격려금 액수, 임금피크제 도입 여부 등을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사측은 지난 1일 제26차 임금 및 단체협상 교섭에서 노조에게 △격려금 150% 지급 △무쟁의 격려금 100만원 지급 △워크아웃 연장 시 임금반납분(기본급 5%, 상여금 200%) 내년 1월 1일자 환원 △정년 연장(만 60세) 및 임금피크제 적용 등의 수정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노조는 이를 거부하며 "협상의 조건이 객관화되기 위해서는 워크아웃 졸업에 대한 채권단의 판단이 나와야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워크아웃이 개시된 지난 2010년부터 채권단에 제출한 노사동의서에 따라 현재까지 계속해 임금을 동결해왔다. 당시 노사 양측은 워크아웃 졸업 전까지는 임금을 동결한다고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 워크아웃 졸업이 유력해짐에 따라, 노조는 채권단으로부터 졸업 판정이 떨어진 후 사측의 수정안보다 더 높은 수준의 임금계약을 요구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 업계에서도 금호타이어가 올해 워크아웃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윤석 SK증권 연구원은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 졸업 여건을 충족하고 있다"라며 "부채비율은 2010년 858%에서 올해 상반기 290%까지 낮아졌고, 신용등급도 BBB-에서 BBB로 올라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사측은 "노조의 이같은 행동은 채권단의 졸업유무 판단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라며 "이번주 목, 금요일 중 채권단 운영위에서 실사 결과를 보고받고, 채권단전체회의에 졸업안건을 부의할지 연장안건을 부의할지 중요한 결정을 한다"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파업 찬반투표가 가결되더라도 노조가 곧바로 파업에 돌입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노조 역시 "지회의 목표는 워크아웃 종결과 임금인상"이라며 "채권단의 워크아웃 졸업판단과 일정을 고려해 쟁의권행사는 전술적으로 신중하게 유연하게 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산업은행을 비롯한 금호타이어 채권단 30여 곳은 오는 4일 채권단 협의회를 열고 이 회사의 워크아웃 졸업 여부를 결정할 예정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