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벤츠 "한국은 '봉'"
부품값 외국보다 2.5배 비싸

국내 수입자동차 부품가격이 외국보다 최고 2.5배 이상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시민모임은 4일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조사한 수입차 5개 차종의 6개 부품가격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대상은 BMW 520d와 벤츠 E300, 아우디 A6 3.0 TDI, 렉서스 ES 300h, 크라이슬러300C 등 5개 종, 비교품목은 앞 범퍼와 뒷 범퍼, 본네트, 앞 휀다, 앞 도어패널, 헤드램프 등 6개였다.

조사결과 전체 30개 부품 중 23개 부품의 국내 판매가격이 독일, 미국 등 외국 평균 가격보다 높았다.

렉서스 300h의 앞 휀다의 경우 국내 판매가는 69만1000원으로 독일 27만6000원 보다 2.5배, 미국 39만4000원 보다 1.8배 비쌌다. 같은 차종의 헤드램프도 224만9000원으로 독일 91만5000원과 미국 109만5000원과 비교해 각각 2.5배, 2.1배가 넘었다.

벤츠 E300은 한국에서 앞 범퍼 71만8000원, 뒷 범퍼 88만원으로 수입국인 독일보다 각각 1.4배 비쌌으며 헤드램프도 295만1000원으로 독일 230만원 보다 1.3배, 미국 168만5000원 보다 1.8배 높게 책정돼 있었다.

또 크라이슬러 300C는 도어패널이 국내에서는 172만2000원에 팔리고 있지만 외국 평균 판매가는 112만8000원이었다.

2000cc 중형차 기준 국산차와 수입차의 부품 가격을 비교한 결과 수입차 부품 가격이 국산차의 4.6~7.0배 정도였다. 차종별로는 크라이슬러 300C의 경우 6개 부품 모두, 아우디 A6와 벤츠 E300은 5개 부품, 렉서스 300h는 4개 부품, BMW 520d는 3개 부품이 외국보다 비쌌다.

국산·수입 자동차 9개 차종 30개 부품의 국내 판매가는 정비소 유형과 관계없이 가격이 비슷했지만 수입차 부품의 경우 공식 정비소가 일반 정비소보다 싼 경우가 있었다.

소비자시민모임은 "수입차의 경우 브랜드별로 독점적인 공식 수입업체를 통해 부품이 수입되고 있어 부품 가격이 시장 경쟁에 의해서가 아니라 고가 마케팅 전략에 의해 설정되고 있다"며 "부품 생산업체가 자사 브랜드를 붙여 판매하는 OES 부품 등 대체부품의 유통을 활성화해 경쟁을 통한 가격 인하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인터넷 자동차 부품가격 공개제도'에 대한 보완책도 지적됐다. 소비자시민모임은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72%가 부품 가격을 확인하기 어렵고 56%는 사이트가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며 "정보 제공 내용과 방식이 보다 소비자 친화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