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티브K' 서울인천지역 예선…기발한 아이디어 속출
심사위원 "코삭 본선보다 낫다" 극찬…10개팀 열띤 'PT대결' 눈길

  • "솔직히 말씀드리면 지난해 코삭(KOSAC·대한민국 대학생 광고경진대회) 본선 대회 수준보다 오늘 참가한 '크리에이티브K' 서울/인천지역 10개팀의 수준이 훨씬 나았습니다. 구성력과 디자인만 보면 웬만한 프로들도 놀랄만한 수준입니다."

    심사위원 입에서 극찬이 쏟아졌다. 일부 작품은 당장 캠페인으로 만들어도 손색이 없다는 말도 나왔다. 지난 12일 서강대학교 가브리엘관 109호에서 열린 '크리에이티브K 2014' 서울/인천지역 예선 PT 대회는 '톱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꿈꾸는 국내 학생들의 수준이 이미 아마추어의 경계를 넘어섰음을 실감케 하는 자리였다.

    '크리에이티브K' 사무국에 따르면 현재 진행 중인 지역별 예선 대회 중에서 서울/인천지역의 참가자 수가 가장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인천지역의 경우 무려 100여개의 팀이 작품을 제출함에 따라 이 중 상위 10%에 뽑힌 학생들만이 예선 PT 심사에 참여하는 기회를 거머쥘 수 있었다. 이처럼 치열한 관문을 뚫고 선정된 이들인 만큼, 이날 PT 심사에 참여한 팀들은 저마다 완성도 높은 프리젠테이션을 선보이며 대회 열기를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한규훈 숙명여대 홍보광고학과 교수의 말처럼 이날 심사는 못한 팀을 배제하는 게 아닌, 잘한 팀 중에서 더 잘한 팀을 가리는 축제의 한 마당이었다. 그 중에서도 '크리에이티브K 2014' 본선 진출 자격을 획득한 금상/은상 수상자들의 수준은 기대 이상이었다는 평.




  • ◈ "'떰떰이'와 함께…당신의 지친 엄지에게 휴식을"

    금상을 수상한 서강대(광고커뮤니케이션7조) 팀은 지난해 열린 칸 라이언즈 크리에이티비티 페스티벌(칸 국제광고제)에서 PR/다이렉트 부문 그랑프리를 차지한 오스트레일리아 지하철 공사의 '바보 같이 죽는 방법(Dumb Ways to Die)'을 연상케 할 정도로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작품을 공개했다.

    이들은 '떰떰이(THUMB THUMB)'라는 캐릭터를 고안해 '스마트폰 중독 방지'를 위한 캠페인을 만들었다. '광고커뮤니케이션7조' 팀은 "당신의 지친 엄지에게 휴식을"이란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뒤 '스마트폰에 시달리는 엄지에게 휴식을 주자'는 의미로 엄지를 치켜세우는 이미지를 형상화했다.

    마치 '바보 같이 죽는 방법'이 재미있는 캐릭터를 만들어 '지하철 안전수칙'을 널리 알렸던 것처럼, '광고커뮤니케이션7조' 팀은 엄지에 씌우는 장갑을 '떰떰이'라고 명명한 뒤 이를 길말뚝(볼라드)이나 지하철, 버스대기소 등에 붙여 자연스레 호기심이 발동하도록 했다.

    '광고커뮤니케이션7조' 팀은 "스마트폰의 위험성과 중독성을 알리고자 노력한 수많은 공익광고들은 TV나 잡지 등 요즘 세대와 거리감이 있는 매체들을 통해 전파됐고, 특별한 액션 포인트가 없어 단순한 일회성 광고에 그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스마트폰 이용을 가장 많이 하는 20대 젊은이들이 쉽게 접하고 즐겁게 따라할 수 있도록 귀여운 '떰떰이' 캐릭터를 만들어 시내 곳곳에 배치하는 아이디어를 고안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 PT를 진행 중인 서강대(광고커뮤니케이션7조) 팀의 모습  ⓒ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PT를 진행 중인 서강대(광고커뮤니케이션7조) 팀의 모습 ⓒ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 PT를 진행 중인 서강대(광고커뮤니케이션7조) 팀의 모습  ⓒ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PT를 진행 중인 서강대(광고커뮤니케이션7조) 팀의 모습 ⓒ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스마트폰 대신, 다함께 예쁜 짓"

    은상을 수상한 고려대의 '조삼모사' 팀과 서강대의 '호락호락' 팀도 중독성 있는 캐치프레이즈와 캐릭터를 만들어 "스마트 중독을 방지하자"는 개성 넘치는 캠페인을 제작, 심사위원들의 눈을 사로 잡았다.

    먼저 '조삼모사' 팀은 '20대 유저'를 겨냥한 여타 캠페인과는 달리, 독특하게도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캠페인 광고를 제작했다. 이들은 "많은 가정에서 영유아를 달래주기 위해 스마트폰을 함부로 쥐어주는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아이들이 별 다른 위험성도 모른 채 스마트폰에 빠져드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스마트폰은 어린 아이들에게 정보통합 사고력을 감퇴시키고 시력 저하를 유발하는 등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며 "스마트폰으로부터 아이를 지킬 수 있는 재미있는 모션을 개발했다"고 소개했다.

    이에 '조삼모사' 팀은 "다같이 예쁜 짓"이란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재미있는 율동과 노래로 해당 캠페인을 홍보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아이가 울 때 요즘도 스마트폰을 쥐어 주세요? 오늘부턴 손가락으로 예쁜 짓을 유도해보세요. 다함께 예쁜 짓."

    스마트폰에 있던 검지 손가락을 얼굴 양볼에 붙이는 동작을 '실천 모션'으로 개발한 이들은 "유튜브 광고 영상이나 지하철 광고 등을 통해 '실천 모션'과 '다같이 예쁜짓 송'을 홍보하면 자연스레 어른들의 인식이 변화하고 나아가 스마트폰 중독에서 해방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 ▲ PT를 진행 중인 고려대(조삼모사) 팀의 모습  ⓒ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PT를 진행 중인 고려대(조삼모사) 팀의 모습 ⓒ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스마트폰, 꺼놔라 꺼놔라 아주 꺼놔라~"

    서강대의 '호락호락' 팀도 앞선 두 팀처럼 재미있는 캐릭터와 캐치프레이즈를 앞세워 높은 커버리지를 유도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호락호락' 팀은 "보이지 않는 가느다란 실이 점차 두꺼운 밧줄이 되는 것이 바로 습관"이라며 "우리 모두도 저마다 가느다란 실을 한 가닥씩 갖고 있는데 이것이 습관이 되지 않도록 방지하고 예방하는 캠페인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에 이들이 제시한 방안은 '대잠금 프로젝트 - 호락호락 굿락'. 습관적으로 잠금 해제를 반복하는 현대인의 '목적없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닫아익선, 동고동LOCK" 등의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사람들의 행동 개선을 촉구한다는 캠페인을 소개했다.

    '호락호락' 팀은 스마트폰 잠금 해제 횟수를 줄이는 미션 수행율에 따라 '잠금이'가 성장-레벨업하는 어플을 개발하는 한편, 드라마 대장금 OST '오나라'에서 착안한 '꺼놔라'라는 캠페인송을 만들어 '핸드폰을 잠시라도 꺼두는 습관을 유도한다'는 재미있는 아이디어도 공개했다.


  • ▲ PT를 진행 중인 서강대(호락호락) 팀의 모습  ⓒ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PT를 진행 중인 서강대(호락호락) 팀의 모습 ⓒ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기성 프로들 깜짝 놀랄 정도…실력 탁월"

    이날 심사위원장을 맡은 김유경 한국외국어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무엇보다 실현 가능성이 높은 작품들이 많았고, 완성도면에서 우열을 가리기 힘든 작품들이 많아 심사에 애를 먹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프리젠테이션은 잘했는데 콘셉트에서 1% 아쉬운 팀도 있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의 발표들을 해주셨다"며 "실력차가 거의 없는 만큼 떨어졌다고 실망할 필요도 없고 선정됐다고 자만할 이유도 없다. 본선에서 더 큰 기량을 발휘하시길 기대한다"고 총평을 전했다.


  • ▲ 김유경 한국외국어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김유경 한국외국어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한규훈 숙명여대 홍보광고학과 교수는 "'크리에이티브K'는 올해 처음으로 열리는 대회인데 생각보다 많은 작품들이 출품돼 놀랐다"면서 "꽤 수준 높은 작품들이 상당히 많았고, 일부 작품은 구성력이나 디자인에서 기성 프로들이 깜짝 놀랄 정도였다"고 극찬했다.

    특히 "서울/인천지역 예선의 경우 그 어느 지역보다 열기가 뜨거웠는데, PT 심사에 오른 10개팀의 실력은 지난해 코삭 대회 본선 수준보다 훨씬 나았다고 자평한다"면서 "이런 우수한 작품들 중에서 본선 진출작을 가려야했기 때문에 너무나 힘들었다"고 밝혔다.

    한 교수는 "잘한 팀과 좀 더 잘한 팀, 아주 잘한 팀으로 금-은-동상을 선정했다고 보시면 된다"며 "이 자리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여러분은 정말 대단하신 분들"이라고 추어올렸다.


  • ▲ 한규훈 숙명여대 홍보광고학과 교수   ⓒ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한규훈 숙명여대 홍보광고학과 교수 ⓒ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두드리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광고업계에도 오디션 열
    '크리에이티브K'

    '크리에이티브K'는 칸 라이언즈 한국사무국(대표 이성복)과 이노션 월드와이드(대표 안건희)가 공동 주최한 국내 최대 규모의 크리에이티비티 경진대회로, 글로벌 마케팅커뮤니케이션 인재 발굴을 위해 전국의 우수한 대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올해 첫 진행되는 '크리에이티브K'의 주제는 '스마트폰 중독 방지를 위한 IMC 캠페인 전략'이다. 전국 2년제 대학 이상 재(휴)학생(대학원생 제외)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으며, 각 팀당 한 명의 지도교수를 선임해야 한다. 팀원수는 한 팀당 3명~5명으로 제한한다.

    이번 대회를 통해 선정된 그랑프리팀에게는 2015년 6월 프랑스 칸에서 개최되는 칸 라이언즈 크리에이티비티 페스티벌(칸 국제광고제)에 참관할 수 있는 특전이 제공된다.

    지난 2일까지 온라인(www.canneslions.co.kr)을 통해 지역별 예선PT 심사대상팀을 선정한 '크리에이티브K' 사무국은 10일 대구경북 / 부산울산경남 지역을 시발로, 오는 24일까지 지역별 예선 심사를 거쳐 최종 본선 진출팀을 선정할 계획이다.

    칸 국제광고제 참관 자격이 주어지는 영예의 그랑프리팀은 내년 2월 6일 열리는 최종 본선에서 가려진다.

    시행요강 및 브리프 자료는 칸사무국 홈페이지(http://www.canneslions.co.kr/submit/view?aid=517)에서 확인할 수 있다.


  • ▲ 한규훈 숙명여대 홍보광고학과 교수   ⓒ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서울/인천지역 수상 결과

    금상 : 서강대(광고커뮤니케이션7조)
    은상 : 고려대(조삼모사) / 서강대(호락호락)
    동상 : 숙명여대(와까) / 이화여대(얼음땡)


  • ▲ 서울/인천지역 예선 PT 심사에서 금상을 수상한 서강대(광고커뮤니케이션7조) 팀   ⓒ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서울/인천지역 예선 PT 심사에서 금상을 수상한 서강대(광고커뮤니케이션7조) 팀 ⓒ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 서울/인천지역 예선 PT 심사에서 은상을 수상한 고려대(조삼모사) 팀
    ▲ 서울/인천지역 예선 PT 심사에서 은상을 수상한 고려대(조삼모사) 팀


  • ▲ 서울/인천지역 예선 PT 심사에서 은상을 수상한 서강대(호락호락) 팀
    ▲ 서울/인천지역 예선 PT 심사에서 은상을 수상한 서강대(호락호락) 팀


    ◈지역예선 일정


    1. 서울/인천 지역
    일자 : 12월 12일(금), 17:00 ~
    장소 : 서강대학교 가브리엘관 109호

    2. 경기/강원 지역
    일자 : 12월 23일(화), 13:30 ~
    장소 : 한양대학교 에리카캠퍼스 언론정보대학 2층 소강당

    3. 대전/충청 지역
    일자 : 12월 11일(목), 13:30 ~
    장소 : 중부대 건원관 금산홀

    4. 대구/경북 지역
    일자 : 12월 10일(수), 13:30 ~
    장소 : 대구 계명대학교 봉경관 124호

    5. 부산/울산/경남 지역
    일자 : 12월 10일(수), 13:00 ~
    장소 : 부산 동서대학교 뉴밀레니엄관 4층

    6. 광주/전라/제주 지역
    일자 : 12월 17일(수), 13:30 ~
    장소 : 광주터미널 유스퀘어 대회의실(2층)


                                                   <지역별 예선PT 심사 대상팀>

  • ▲ 서울/인천지역 예선 PT 심사에서 은상을 수상한 서강대(호락호락) 팀


  • ▲ 서울/인천지역 예선 PT 심사에서 은상을 수상한 서강대(호락호락) 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