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한 대응 여부 따라 '위기' '기회' 될 수도… 선제 대응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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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ISION 한국경제] 2015년 한국경제와 금융산업은 미국의 금리인상, 일본의 엔저, 러시아 등 신흥국 위기, 남북관계 등 대외 변수들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적절한 대응 여부에 따라 '위기'를 부를 수도 있고 '기회'가 될 수도 있는 변수들이다.

     

    ◇미국 출구전략 대비 선제 대응이 중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 출구전략 시행은 올해 우리 경제와 금융시장에 최대 위협요인으로 꼽힌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해 왔던 양적완화 정책을 지난해 10월 종료했다. 이후 금리인상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Fed는 아직은 신중한 모습이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때마다 '상당 기간 초저금리 유지'를 발표문에 넣고 있다. 미국이 실제 금리인상을 하려면 먼저 이 문구부터 없애야 한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는 과연 언제, 어느 폭으로 금리인상을 할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리인상이 조기에, 그리고 큰 폭으로 이뤄지면 한국 등 신흥시장에서 미국계 자금이 급격히 유출돼 미국으로 환류될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화는 강세륻 보이고 전 세계의 금리가 상승, 미국 외 다른 나라들의 경제에 주름살이 커진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를 6월 FOMC로 점치는 예상이 가장 많다.


    우리 정부와 한국은행의 선제적 대응이 가장 중요하다. 대규모 자본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선제적 금리인상이 필요하지만, 자칫 경기회복의 불씨를 꺼뜨려 버릴 수도 있다.


    ◇일본 아베노믹스 탄력, 엔저 대비 원화가치는?

    중의원을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실시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도박이 성공하면서, '아베노믹스'도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일본은행은 추가 양적완화를 발표했고 소비세 추가 인상 연기, 법인세 인하, 경기부양책 등이 내년 일본경제의 성장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여 해외 기관 이코노미스트들은 내년 일본경제가 1~1.6%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엔화가치 하락 속도가 더욱 가팔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엔화 대비 원화가치는 높아지고 이는 일본과 경쟁 중인 수출시장에서 우리 제품의 가격경쟁력 악화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아직까지 엔저에 따른 수출 타격이 그리 크지는 않다.


    또 최근에는 달러화 강세로 엔화와 원화가 동반 약세를 보이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이 자국통화 평가절하를 통한 '근린 궁핍화' 정책을 계속하는 한, 수출로 먹고 사는 한국경제는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일부 전문가들은 엔저에 금리정책으로 대응하기엔 한계가 있는 만큼, 우리도 양적완화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러시아 등 신흥국 위기 확산시 한국도 타격

    최근의 국제유가 급락은 신흥국 불안을 새로운 차원으로 확전시켰다. 에너지자원 의존도가 높은 러시아, 베네수엘라, 이란 등 산유국들이 위기의 중심에 선 것


    특히 러시아는 서방의 경제제재가 겹치면서 루불화 가치 급락, 물가 급등, 재정악화, 국가신용등급 강등 등으로 이어지면서 모라토리엄(채무지급유예) 선언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러시아의 위기가 한국에 직접적으로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게 정부 판단이지만, 다른 신흥국들과 유럽으로 번질 경우가 문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유럽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러시아 디폴트가 겹칠 경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충격이 예상된다”며 “최악의 경우 우리나라의 대러시아 수출과 대유럽 수출은 각각 57%, 20%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럴 경우 우리 전체 수출은 2.9% 감소하고 경제성장률은 0.6%포인트 하락한다는 것.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네시아 등 취약 신흥국들로 위기가 번질 경우 한국에 미치는 충격파는 더 커진다.


    중국경제의 경착륙 가능성도 우리 경제의 최대 경계요인 중 하나다.

    ◇남북관계 진전, 우리 경제에 희망의 빛

    앞서의 3가지 변수들이 올해 우리 경제에 위협적 요인이라면 남북관계는 '희망의 빛'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까지 거론하며 남북대화를 강조했기 때문.


    김 위원장은 1일 신년사를 통해 "분위기와 환경이 마련되는 데 따라 최고위급 회담도 못할 이유가 없다"면서 대화와 협상, 교류와 접촉을 활발히 해 북남관계에서 대전환, 대변혁을 가져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도 "가까운 시일 내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남북당국간 대화가 개최되길 기대한다"고 환영했고, 박근혜 대통령도 "분단 70년 역사를 마감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남북관계가 순조롭게 풀릴 경우 금강산관광 재개, 제 2~3의 개성공단 출현, 북한-중국-러시아를 잇는 3각 경협과 철도.해운 등 물류혁명 등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북한 자원개발 가능성도 열릴 수 있다.


    반대로 대북전단 문제나 한미합동 군사훈련, 북한의 무력도발 혹은 핵실험 등으로 남북관계가 급속히 냉각될 수도 있다.

    최근 몇년간 북한 변수는 우리 경제와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그러나 올해의 다른 대외 변수들과 맞물릴 경우 경제 타격과 금융시장 혼란을 더욱 부채질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