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철강재 폭증 영향 '공급과잉+증치세 환급 꼼수'


  • 무분별한 수입 철강재 유입 여파로 국내 철강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0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로 수입된 철강재는 2013년 대비 17.3% 증가한 2274만t에 달한다.

    2014년 1월부터 11월까지의 국내 전체 철강재 수요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7.7% 늘어나는데 그쳤지만, 수입재의 경우 무려 17.5%나 그 수요가 급증했다.

    특히 내수 대비 수입재 비중은 3.4%p 증가한 40.9%를 기록했다. 수입재 비중이 40%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11년 이후 3년 만이다.

    공급여력을 확보한 주요 철강 생산국 중 40% 내외의 수입재 비중이 지속되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해 사태의 심각성도 가중되고 있다. 지난해 미국과 중국, 일본의 수입재 점유율은 각 31.7%, 2.1%, 8.3%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상황을 중국산 철강재의 유입이 급증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산 수입은 전년비 34.9% 폭증한 1340만t이다. 1431만t을 기록했던 2008년보다는 적지만 시장에 미치는 악영향은 사상 최대라는 것이 업계의 평이다.

    중국산 수입 폭증 요인으로는 중국이 경제 저상장 국면에 접어들며 철강 수요가 급격히 둔화된 탓에, 과잉생산물량을 대 한국 수출에 집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증치세(부가가치세) 환급정책을 편법적으로 악용한 것도 한몫 작용했다. 증치세 환급은 중국 정부가 철강 수출을 장려하고자 합금강 제품을 수출하면 부가세 일부를 돌려주는 제도이다. 중국 업체들을 철강제품에 소량의 보론(붕소)을 첨가, 낮은 가격에 한국으로 물량을 밀어내고, 중국정부로부터 세금 환급금을 받는 등의 방법으로 이득을 챙겨왔다.

    이 제도는 올 초 중국 재정부가 국무원 승인을 거쳐 철강재 수출환급세율 인하를 확정 발표하며 전면 폐지된 상태다.

    반면 같은 기간 일본산 수입재 비중은 국내시장 부진이 반영되며 전년비 5.3% 감소한 731만t에 그쳤다.

    한편 품목별로는 대부분의 철강재 수입량이 큰 폭으로 뛰어올랐다. 2013년 대비 열연강판 14.2%, 중후판 23.0%, H형강 12.9%, 봉강 25.9%, 반제품 29.0%의 증가 폭을 보였다.

    특히 무역위원회에 반덤핑 제소 당한 중국산 H형강은 조사개시 직후인 지난해 7월부터 잠시 감소세를 보였으나 11월부터 증가세로 전환해 지난해 105만t으로 사상 최고 수입량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