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정상회담서 5차례 아베 언급日 언론 “아베의 ‘유산’, 회담 성공으로 이끌어”일본 외무성 전 아베 영어 통역, 회담 윤활유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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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년 2월 트럼프 1기 취임 직후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일본 총리의 손을 19초간 쥐고 흔들었다.ⓒAFP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지난 7일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나자 "죽은 아베가 이시바 총리를 살렸다"라는 일본 현지 반응이 나오고 있다.9일 외신 등에 따르면 요미우리 신문은 일본 “아베 전 총리의 ‘유산’이 회담을 성공으로 이끌었다(고위 관계자)”는 견해가 일본 정부 내에서 돌고 있다고 전했다.트럼프가 이번 미일 정상회담 일정을 통해 2017~2021년 트럼프 1기때 밀월관계를 구축한 아베 신조 전 총리를 거듭 언급했기 때문이다.이 신문에 따르면 트럼프는 회담 모두에 2022년 아베가 암살당한 사건을 언급하며 “신조는 위대한 친구였다. 내가 그렇게 슬펐던 적은 없다”고 애도했다.이어진 공동기자회견에서도 일본의 방위비 증액에 관해 “나는 신조와 열심히 했다”고 회고하는 등 40여 분간 총 5차례 아베 총리의 이름을 언급했다.트럼프와 숨진 아베와의 ‘브로맨스(남자들간의 특별한 우정)’가 이번 미일 정상회담이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되도록 했다는 것이 요미우리 신문의 분석이다.이같은 보도가 나올 정도로 트럼프와 아베는 정상회담 역사에서 특별한 관계를 구축했다. 트럼프는 아베가 주창한 인도태평양 전략을 받아들여 미국, 일본, 호주, 인도가 참여하는 ‘쿼드’를 만든 것은 물론 태평양 사령부를 인도태평양 사령부로 확대, 발전시켰다.트럼프 1기때 두 사람은 거의 매달 만나거나 통화하며 전 세계 주요 현안에 대해 협의했다. 트럼프는 2018년 9월 아베의 64회 생일 축하를 위해 뉴욕의 트럼프 타워로 초청한 데 이어, 2019년 4월 부인 멜라니아 여사의 49번째 생일 축하 파티 때 그를 백악관으로 초대하기도 했다.트럼프 1기 때 그와 아베의 긴밀한 관계는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안보보좌관의 회고록에도 묘사돼 있다.볼턴은 자신의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났던 방, 백악관 회고록(The Room Where It Happened: A White House Memoir’에서 “2018년 6월 싱가포르 1차 미북 정상회담 직전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믿지 마라’고 조언했다”고 밝혔다.볼턴은 이 책에서 트럼프와 가장 친한 외국 정상으로 아베를 꼽았다. 이후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도 아베 총리만큼 가까운 인물로 등장했다고 할 정도로 긴밀한 사이였다.아베는 2016년 트럼프가 당선되자마자 금장(金裝) 된 골프 드라이버를 선물하며 트럼프와 ‘브로맨스’를 만들기 시작했다. 2019년 5월 나루히토 일왕 즉위로 레이와(令和) 시대가 시작되자마자 국빈으로 일본을 방문한 트럼프는 온종일 아베와 골프장, 스모 경기장, 일식집을 다니며 “보물 같은 미일동맹”이라고 극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