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복궁 야경이 세계적인 관광지 타지마할 야경에 못지 않은 인기를 얻고 있다.

    실제로 4일 오후 2시에 시작된 경복궁 야간개장 입장권 예매는 예매시작 10분만의 매진되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매일 2,200명만 입장 가능하기 때문에 경복궁의 아름다움은 모두에게 허락되지 않는다.

    경복궁 야간개장은 2010년 하반기부터 시작됐다. 처음에는 지금처럼 큰 인기를 얻지 못했지만 사람들이 방문 후 찍은 후기와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오면서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얻게 됐다. 이제 경복궁 야간개장은 내국인 뿐 만 아니라 한국을 찾는 관광객들에게도 꼭 봐야 하는 야경으로 꼽힌다.

    야간개장을 다녀 온 장재혁씨(27)는 "연인과 함께 야간의 고궁을 둘러보며 멋진 야경 사진도 찍었다"며 "물에 비친 경희루와 그 옆에 떠 있는 달의 모습을 보니 정말 아름다웠다"고 밝혔다.

    경복궁은 1395년 태조 이성계가 창건한 조선 왕조 제일의 법궁이다. 1592년 임진 왜란으로 불타 없어졌다가, 고종 때인 1867년 중건 됐다. 광화문 - 흥례문 - 근정문 - 근정전 - 사정전 - 강녕전 - 교태전을 잇는 중심 부분은 궁궐의 핵심 공간이며, 기하학적 질서에 따라 대칭적으로 건축됐다. 경복궁을 바라봤을 때 안정감과 조화로움을 느낄 수 있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대칭성이다.


    경복궁의 대칭이 빚어내는 아름다움에 지지 않는 세계적인 건축물도 있다. 인도 아그라에 위치한 타지마할이다. 타지마할과 경복궁 모두 대칭성이 눈에 띄는 건축물로 보는 이로 하여금 안정감을 주고 균형미를 느끼게 한다. 두 건축물은 전혀 다른 목적을 갖고 만들어졌지만 여전히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얻는 건축물이다.

    경복궁이 태조 이성계가 건국한 조선의 개국을 알리는 '궁전'이었다면 타지마할은 무굴제국의 샤 자한이 자신의 죽은 부인을 기리기 위해 만든 '무덤' 이다.  샤 자한은 타지마할을 당대 최고 기술자들을 2만명 이상 동원해 22년간의 공사를 거쳐 1654년에 완공했다.

    특히, 타지마할의 야경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실제 타지마할의 야경을 본 이슬기(26)씨는 "달빛이 타지마할의 순백 대리석에 비치는 모습은 그야말로 압권" 이라며 "내가 다른 세상에 온듯한 착각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타지마할 야간개장 입장권을 사기 위해선 경복궁 야간개장 예약 못지 않은 경쟁을 해야 한다. 보름달 뜨는 날과 전 후 2일만 개장하고, 하루에 400명만 입장 가능하다. 입장료도 750루피(한화 약 1만3천원)으로 경복궁(3천원)에 비해 4배 가량 비싸다. 한마디로 하늘의 별 따기 야간 입장의 원조격이다.


    경복궁이 타지마할처럼 야경 보기 어려운 관광지가 되면서 지금과 같은 인기를 계속돼 향후 타지마할에 버금가는 세계적인 관광지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야간개장을 다녀 온 장재혁(27)씨는 "우리나라의 이정도로 아름다운 야경이 있는 줄 몰랐다"며 "앞으로 경복궁이 세계적 명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경복궁 야간개장 사진=문화재청, 타지마할 야경 사진=인도정부관광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