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2개월 사이 전 세계 18개 국가가 잇따라 정책금리를 내리며 '글로벌 통화 전쟁'에 뛰어들었다.


    국내에서도 시장 참여자들이 17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대부분 이번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15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최근 통화정책을 변경한 국가는 작년 12월 3개국과 올해 21개국 등 모두 24개국으로 집계됐다.   

    24개국 중 금리를 올린 브라질과 우크라이나를 제외한 22개국이 통화 완화에 나섰다. 기준금리를 내린 국가는 작년 12월 10일 아이슬란드부터 이달 12일 스웨덴까지 18개국에 달했다.

    중국은 지급준비율을 인하했으며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은 대규모 양적완화를 발표했다. 싱가포르는 통화 절상속도 완화에 나서겠다고 밝혔으며 뉴질랜드는 '긴축 기조' 문구를 삭제했다.


    톰슨로이터가 집계한 주요 7개국(G7) 정책금리 평균치는 작년 말 0.35%에서 최근 0.3%로 0.05%포인트 떨어졌다.


    이처럼 주요국들이 잇따라 통화정책 완화에 나선 것은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에서 여전히 경기 하방 압력과 디플레이션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최근에는 다른 국가의 완화정책에 대응하지 않으면 자국 통화 가치가 오를 위험이 있는 만큼 경쟁적으로 금리를 내리는 양상을 띠어 '통화 전쟁'으로 불리고 있다.


    한 이코노미스트는 "환율이란 '제로섬 게임'이라 유로화와 엔화가 약해지면 어떤 통화는 올라가야 한다"며 "국가들이 서로 다른 나라로 디플레이션 위험을 전가하면서 외환시장이 '수건 돌리기 게임'이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일부 자산이 과열될 수 있어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미국은 양적 완화를 끝내고 금리인상 시기를 저울질하는 상황이라 다른 국가의 완화 정책으로 달러 강세 현상이 심해질 수도 있다.


    안남기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글로벌 자금의 쏠림이 심해지고 정책 운용의 불확실성으로 자산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며 "달러 강세에 따른 수출 부진, 기업실적 악화 등으로 미국 성장세가 둔화하는 상황은 더욱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한국도 17일 금통위를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기준금리는 최근 두 차례 인하로 최저치인 2.00%까지 떨어진 데 이어 올해 초까지만 해도 1분기에 추가 인하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동결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점치고 있다.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최근 채권시장 전문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114명 중 91.2%가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가계부채 증가와 자본유출 우려 등 경제 환경뿐 아니라 최근 정부의 경기 판단을 보면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작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특히 만장일치 동결을 예상하는 전망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