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100년 전통의 가솔린 기반 완성차 업체에서 전기차 양산 기업으로 과감한 변신을 꾀한다. 여기에 IT강자 애플이 전기차 시장에 데뷔 움직임을 보이며 산업간 경계마저 허물어지는 양상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GM이 쉐보레 전기차 '볼트 EV'에 대한 양산 계획을 올해 말로 확정했다. 볼트 EV는 지난달 디트로이트 모터쇼를 통해 공개된 5도어 컨셉트 모델로, GM이 양산 전기차 시장에 본격적인 진입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볼트(Bolt) EV는 세단형 전기차 볼트(Volt)와 스파크 EV에 적용된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1회 충전으로 321km 이상 운행할 수 있다. 판매 가격은 3만 달러(약 3,288만원) 안팎의 경쟁력을 갖고, 북미 시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까지 겨냥하고 있다. GM은 올해 북미시장 전기차 시장에서 3만대 판매를 목표로 세웠다.
이 모델은 운전자의 선호에 따라 출퇴근용, 주말용 등 최적의 주행 모드를 제공하며, 각각의 주행 모드에 맞춰 가속 페달 감도, 차고, 서스펜션 세팅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게 특징.
특히, 애플 구글 등과 협업해 볼트 EV 커넥트 앱을 이용한 첨단 IT 기능까지 탑재했다. 스마트폰을 통한 차량 시동 원격 제어와 카셰어링 시스템 지원이나, 차량 하차 후 차량 스스로 주차 위치를 찾아 자동 주차 후 운전자 에게 소환이 가능하다. -
GM과 IT기술을 제휴중인 애플도 전기차 개발에 뛰어들면서 잠재적 경쟁자로 부상 하고 있다.
이달초 현지 언론에 애플의 전기차가 샌프란시스코 시내를 주행하는 것이 목격되면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승인아래 1년 전 극비 자동차 프로젝트 '타이탄'이 가동된 것으로 밝혀졌다.
팀 쿡이 그동안 태양광 등 환경 문제에 대해 관심을 보인 것과 맥을 같이한다는 게 현지 업계의 시각이다. 이미 애플이 유력 자동차 전문가들을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에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전 연구개발(R&D) 책임자도 포함돼 있다.
여기에 애플이 전기차 제작에 필요한 디자인에 OS 기술까지 확보해 전기차용 대시보드 인터페이스 설계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스티브 잡스가 살았다면 아이카(iCar)를 디자인했을 것"이란 얘기도 흘러나와 시선을 끌고 있다.
국내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GM의 변신도 공격적이지만, 유력 IT 기업들이 자동차 분야로 외연을 확대함에 따라 향후 친환경차 시장은 최대 시험장이자 수익 전장(戰場)으로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