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레길 산책·세미나 개최 등으로 직원과 소통 나서"하나·외환은행은 '한가족'… 화학적 융합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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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소통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 문제로 내부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양 은행의 임직원과 함께 둘레길을 걷고 세미나를 함께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서다.◇ "우리, 걸으면서 얘기 좀 할까요?"김 회장은 개기월식이 있었던 지난 8일, 하나·외환은행 직원 등 그룹 임직원 120여명과 함께 서울 동대문 소재 낙산 성곽길을 걸었다.'달빛기행'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날 산책은 저녁 7시 한양도성박물관을 시작으로 낙산공원과 삼선동 장수마을, 삼선교 '다린센터' 등 성곽길을 걷는 행사였다.김 회장은 이 자리에서 "개기월식이라는 특별한 순간에 (직원들과)함께해 기쁘다"며 "두려움을 버리고 서로가 믿음으로 함께하면 못 이룰 게 없다. 통일이 '대박'이듯, 우리의 통합도 '대박'으로 만들자"고 당부했다.이에 앞선 지난달 18일엔 두 은행 임직원 등과 함께 북한산 둘레길을 걷기도 했다. 김 회장과 임직원들은 이 날 아침 6시 30분 서울 은평구 하나고등학교 정문을 출발, 북한산 둘레길 9·10코스를 산책한 후, 북한산 아래의 한 음식점에서 아침 식사를 함께 했다.이 날 김 회장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모두 같은 그룹에 소속된 가족들이기 때문에 서로 큰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니다"는 말로 한 가족으로서의 유대감을 강조하고, 서로에 대해 선입견을 갖지 않을 것을 당부했다참가자들은 두 은행의 조기 통합 논의과정에서 노사간 갈등이 표출되고 있지만, 이 자리만큼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됐다고 전했다.◇ '화학적 통합' 위한 김정태의 소통 노력하나금융 관계자는 "두 은행의 통합은 물리적 측면 보다는 화학적 측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화학적 통합을 위해선 직원들이 둘이 아닌 하나라는 소속감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13일 말했다.이를 위해 하나금융은 '비전캠프' 행사에 각별히 신경쓰고 있.비전캠프는 하나·외환은행 양행의 행원 및 책임자급 직원간 소통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8월25일부터 10월7일까지 총 12회차에 걸쳐 진행됐다.김 회장은 지난달 25일 10차 비전캠프 행사에 참석해 직원과의 대화 및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하나-외환 통합에 대한 질문과 의견이 쏟아지자, 김 회장은 "직원 여러분들이 있는 한 우리의 비전 실현도 먼 미래의 일은 아닐 거라는 희망찬 기대를 해 본다"고 강조했다.아울러 김 회장은 하나-외환은행의 영업 시너지를 위한 소통에도 큰 관심을 지니고 있다.지난달 하나금융은 계열사의 협업 우수 사례를 공유하기 위해 '2014 콜라보레이션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서는 하나은행 RM/PB, 외환은행 RM/PB, 하나대투증권 IB부문, 하나자산신탁·운용의 임직원 490여명이 참석해 협업 우수사례를 통한 영업 노하우를 공유했다.김 회장은 세미나에서 "은행업무, IB업무 등 담당 업무만을 생각하지 말고 항상 그룹의 발전을 고민해야 하며 협업의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배려도 잊지 말아야 한다"며 "(그룹간 협업을 통해) 기술금융, 정책금융을 활용하는 방안도 항상 고민해야한다"고 주문했다.이같은 김 회장의 행보는 양행 통합에 앞서 직원들에게 한가족이라는 유대감 형성과 양행의 문화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평가받고 있다.김정태 회장의 집무실 앞엔 'Joy Together'라는 영어 문구가 기재돼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김 회장의 이름 이니셜 'JT(정태)'를 딴 것"이라며 "격의 없는 소통을 중시하는 김 회장의 철학과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김 회장의 이런 행보가 하나금융 내의 불협화음을 줄이고 시너지 효과를 발생시키는데 영향을 미칠지 금융권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