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조원 규모 북미시장 진출 목전, 연 3000억 원 이상 매출 기대 지난해 4월, 캐나다에 혈액분획제제 공장 건립 캐나다 현지법인 'GCBT', 2019년 공장 완공 및 100만 리터 혈장 처리 계획 "중국녹십자 통해 녹십자 제품 중국 진출 용이해져 매출 성장세 이어갈 것"
  • [창조경제 리딩기업]녹십자가 글로벌 전략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국내 제약업계 2위인 녹십자가 독보적 위치를 점하고 있는 '혈액분획제제'의 외연을 글로벌시장으로 넓히겠다고 밝힘에 따라 녹십자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수년간 해외시장 진출을 모색해왔던 녹십자의 노력이 북미시장 진출로 가시화되며, 향후 연 3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혈액분획제제 북미 시장 규모는 20조원에 달한다. 이에 더해 지난해 매출액 300억 원 이상을 달성했던 중국녹십자의 성장이 가팔라 국내에서 생산되는 녹십자 제품의 중국 진출이 용이해질 것으로 보여 녹십자의 약진이 전망된다. 

     

  • ▲ 녹십자 허은철 대표ⓒ녹십자
    ▲ 녹십자 허은철 대표ⓒ녹십자

      

    ◇녹십자 혈액분획제제, '20조원' 규모 북미시장 공략 방침

     

    혈액분획제제는 녹십자의 주력사업으로 자사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40%에 달한다.

     

    혈액분획제제는 혈액의 혈장에서 면역이나 지혈 등의 작용을 하는 단백질만을 골라낸 의약품이다. 녹십자의 대표 혈액분획제제로는 과다 출혈로 인한 쇼크를 방지하는 '알부민'과 면역결핍 치료제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 혈액 응고를 돕는 혈우병 치료제 '그린진 에프' 등이 있다.

     

    최근 녹십자가 수년간 모색해왔던 해외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며 20조원에 달하는 혈액분획제제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북미 시장 진출을 목전에 두자, 업계에서는 녹십자의 혈액분획제제 사업이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시장에서도 높은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녹십자는 지난해 4월 캐나다 퀘백 주(州) 몬트리올에 혈액분획제제 공장을 세우고 북미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또한 캐나다 현지법인 'GCBT(Green Cross Bio Therapeutics)'를 통해 캐나다 퀘백주 정부 및 관계 기관과 공장 건설 자금지원 및 생산되는 제품을 주 정부가 우선 구매해준다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번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투자 규모는 1800억원 이상으로 녹십자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다.

     

    'GCBT'는 올 상반기 내로 캐나다 공장 착공에 들어가 2019년까지 완공과 보건성 제품 등록을 완료할 계획이다. 연간 최대 100만 리터 혈장을 처리해 알부민과 면역글로불린 등을 생산할 예정이다.

     

  • ▲ 아이글로불린에스엔ⓒ녹십자
    ▲ 아이글로불린에스엔ⓒ녹십자

     

    녹십자는 현재 중동과 남미 등 30여 개 국가에 혈액분획제제를 수출하고 있다. 지난 2013년 말에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면역글로불린인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IVIG-SN)' 임상시험을 마쳤으며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품목허가 신청을 앞두고 있다.

     

    녹십자는 이번 캐나다 공장 건설이 더 큰 시장인 미국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녹십자가 북미 진출을 위해 캐나다를 선택한 것은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장진입과 안착이 쉽기 때문이다. 
     

    나아가 녹십자가 지난 2009년 북미시장 진출을 위해 설립한 GCAM(Green Cross America)을 통해 안정적인 원료혈장 확보에 나서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현재 6개의 혈액원을 보유한 GCAM은 2017년까지 미국 내 혈액원을 20곳, 2020년까지는 30곳으로 늘릴 방침이다. 2020년에는 GCAM이 공급 가능한 원료혈장이 연간 최대 150만 리터에 달할 전망이다.

     

    녹십자는 향후 북미 시장에서 연 3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 ▲ 녹십자 목암타운 전경ⓒ녹십자
    ▲ 녹십자 목암타운 전경ⓒ녹십자

     

    ◇본격적인 도약기 맞은 중국녹십자, 중국 진출 교두보 역할 '장밋빛'

     

    녹십자는 지난 1995년 한중 합자 '안후이녹십자 생물제품유한공사'를 설립했다. 이어 1998년, 중국녹십자의 혈액분획제제 공장에서 첫 시 생산이 시작됐다. 2년 뒤인 2000년에는 녹십자가 지분을 100% 인수하면서 순수 한국 기업으로 전환됐다.

     

    회사명도 녹십자(중국)생물제품유한공사(이하 중국녹십자)로 변경했다.

     

    혈액분획제제를 중국에서 제조·판매하는 중국녹십자는 중국진출 15년만인 지난 2011년 누적 흑자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올해는 상반기까지 누적 매출이 지난해 매출실적을 넘어섰다. 또한 중국녹십자는 매년 20%의 성장세를 보이며 급팽창하고 있는 중국 혈액분획제제 시장을 겨냥, 지난 2013년 약 150억원을 투자해 생산시설을 업그레이드 했다.

     

    총면적 1만2000평에 연간 최대 혈장 처리량 30만 리터에 달하는 이 공장에서는 알부민과 아이비글로불린, 혈우병치료제(8인자) 등 6개의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지혈제인 그린플라스트와 혈우병치료제(9인자) 등 2개의 제품을 중국시장에 내놓을 계획도 갖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녹십자는 중국 내 의약품 유통을 맡길 의약품도매법인 '안후이거린커약품판매유한공사(이하 거린커)'를 지난 2012년 9월 설립했다. 이는 도매법인만이 의약품 수입과 유통 권한을 갖고 있어 그 동안 한국 녹십자의 제품을 수입해 오지 못했던 한계에서 벗어나기 위한 일환이다.

     

    이로써 중국녹십자는 중국 내 허가와 물류, 마케팅까지 아우르게 됐다.

     

    거린커는 지난 2012년 중국에 직수출한 약 1000만달러 규모의 '알부민'을 시작으로 향후 세계 세 번째 유전자재조합 혈우병치료제 '그린진 에프', 세계 두번째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등 국내에서 생산하는 녹십자 제품이 중국에 진출하는 가교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중국녹십자의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액은 427억원으로 이는 지난해 연간 매출액 300억원을 훌쩍 넘어서는 수치다. 녹십자 관계자는 "내년에도 매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