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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3 부동산정책 중 하나인 주택청약업무 이관을 놓고 금융결제원의 불만이 가득하다.
정부는 부정청약자에 대한 관리 감독 강화를 위해 한국감정원으로 이관할 것을 명시했지만 금융결제원은 지적재산권 침해를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금융결제원 노동조합은 8일 성명서를 통해 “주택청약 시스템은 지난 18년 동안 자비로 구축한 것으로 정부의 일방적인 업무 이관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지난 2일 주택청약업무 이관 고시 공포 직후 금융결제원 측에 청약정보 일체와 이직희망 직원 및 처우 등을 한국감정원으로 송부하란 협조문을 보냈다.
해당 업무와 함께 업무 종사자도 이직토록 사실상 권고한 것이다.
그러나 결제원은 주택청약시스템과 관련 사기업이 보유한 자산과 지적재산권을 국토부가 제3자에게 제공할 것을 요구할 권한이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또 일방적 대가 없이 이관하는 것은 직원들의 정서에 반하며 경영진 역시 이에 동조할 경우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금융결제원이 이같이 반발하는 이유는 국내 금융결제망을 관리하는 업무를 맡고 있지만 은행 등 금융회사가 주주로 구성된 비영리 사단법인이기 때문이다.
실제 금융결제원의 최고의사결정기구는 총회에서 이뤄지며 사원은행은 한국은행을 비롯해 산업은행, 농협중앙회, 신한은행, 우리은행, SC제일은행 등 10개 은행이 참여하고 있다.
주요 업무인 주택청약을 이관하기 위해선 최고의사결정기구를 통해 결정돼야 하지만 이 같은 절차가 무시된 처사에 대한 불만이 높은 것이다.
금융결제원 최재영 노조위원장은 “국토부는 금융결제원이 보유한 약 2400만 주택청약자 정보의 제3자 이관에 대해 확실한 법적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라며 “개인정보 및 금융정보 보호 및 동의 없이 정보 제공 금지는 상식이며 반드시 지켜져야 할 가치에 해당한다. 따라서 청약정보 이관의 결정권자인 국토부가 법적 근거 및 방법 등을 명백히 제시하지 않고 제3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라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주택청약업무를 수행하는 직원들도 한국감정원으로 이직을 희망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즉, 금융결제원 직원들은 이직에 따른 고용 불안이 높은 것이다.
금융결제원은 과거 금융보안원 출범 당시 일부 업무 이관과 직원들의 이직이 이뤄졌다. 당시에도 출범 전까지 직원들의 반발이 심했다.
한편 금융결제원 노동조합은 오는 11월말까지 국토부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국토부와 협의가 안될 경우 내년 1월 금융노조로부터 협상권을 이임받아 쟁의 투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