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투자 크게 늘어…안전자산 선호·저금리 영향

  • 지난해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해외 주식·채권투자 규모가 7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한국은행은 작년말 현재 국내 주요 기관의 해외 증권투자 잔액은 954억 달러로 1년 새 209억 달러(약 23조150억원) 증가했다고 6일 밝혔다.

     

    이런 증가 규모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지난 2007년(611억 달러) 이후 최대치다. 


    해외 증권투자 잔액은 금융위기 여파로 2008년 한 해 동안 625억 달러 급감했다가 2012년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정선영 한은 자본이동분석팀 과장은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로 외화 유동성이 풍부해졌고,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해외 채권에 대한 수요가 커져 외화증권 투자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저금리로 원화 채권에 대한 투자 수요가 줄어든 것도 해외증권 투자 증가세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해외 증권투자는 보험사와 자산운용사가 주도했다. 이들은 해외 채권과 코리안페이퍼(국내 거주자가 외국에서 발행하는 외화표시 증권) 신규 투자를 대폭 늘렸다.

     

    주요 기관의 채권 투자잔액은 2013년 말 236억5000만 달러에서 작년 말 349억9000만 달러로 47.9% 늘었다. 코리안페이퍼는 같은 기간 182억4000만 달러에서 262억6000만 달러로 44.0% 증가했다.

     

    주식은 보험사·자산운용사 보유 주식의 투자이익이 발생한 데다 보험사의 순매수가 늘었으나, 325억6000만 달러에서 341억4000만 달러로 4.8% 느는 데 그쳤다.

     

    기관별로는 보험사의 외화증권투자 잔액이 지난해 말 391억9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26억6000만 달러(47.7%) 늘었다. 자산운용사는 441억3000만 달러로 15.9% 증가했다.

     

    외국환은행(69억3000만 달러)과 증권사(51억4000만 달러)의 투자 잔액은 각각 4억3000만 달러(6.6%), 17억9000만 달러(53.5%)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