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한국산 비율 낮아 피해 적어... 산업부 WTO 제소에 힘실어LG, 소명서 제출 등 강력 반발로 '요율 낮추기' 성공동부대우 "미국 판매 한국산 제품 없어 피해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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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발 관세 폭탄'이 한국 세탁기에 떨어졌지만, 삼성과 LG, 동부대우전자 등 국내기업들의 대응책은 제각각이다.

    이번 미국의 조치에 대해 삼성은 일단 무대응을 원칙으로 WTO 제소에 힘을 싣기로 했다. LG는 반덤핑관세를 떨어뜨리기 위해 소명서를 제출하는 등 적극 대응하는 모양새다. 동부대우전자는 별다른 움직임 없이 앞으로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지난 3일(현지시간) 반덤핑 연례재심 예비판정에서 삼성전자와 동부대우전자가 미국 시장에 판매한 한국산 세탁기의 덤핑마진을 82.41%로 산정했다.

    덤핑마진은 수출국의 내수가격과 수출가격의 차이로, 미국은 덤핑마진과 동일한 수준으로 반덤핑관세를 부과한다. 경쟁력이 약한 자국 제조업을 지키려는 미국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다.

    상무부는 첫 판정 때 삼성전자에 부과했던 9.29%의 반덤핑관세를 이번에는 9배 가까이 높였다. 동부대우전자는 첫 판정 때와 동일하고, LG전자는 13.02%에서 1.57%로 낮아졌다.

    관세 요율은 서로 다르지만 삼성과 LG, 동부대우전자 모두 미국으로부터 직격탄을 얻어맞은 셈이다. 하지만 이들 기업은 제각기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삼성은 미국의 반덤핑관세 자체에 대한 부당함을 알리는 데 주력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이날 조치에 대해선 목소리를 내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삼성은 반덤핑관세 중 가장 높은 편에 속하는 관세요율을 적용받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013년 이 문제를 두고 미국 정부를 상대로 세계무역기구(WTO)에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 역시 산업부의 결정에 힘을 보태는데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달리 LG는 이번 반덤핑관세 부과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며 관세율을 뒤엎는데 성공했다. LG는 미국 정부에 소명서를 보내 당초 부과받은 관세율을 10배 넘게 줄였다.

    LG가 삼성과 달리 이처럼 발 빠르게 움직인 이유는 미국에 판매되는 세탁기 중 한국산비율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발 반덤핑관세는 한국산 제품에만 부과된다. 중국 등 다른 나라 제품은 제외된다는 의미"라면서 "삼성은 미국에 파는 세탁기 가운데 한국산 비율이 높지 않지만, LG는 이 비율이 커 적극 대응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동부대우전자는 현재 한국산 세탁기의 미국 판매가 없는 만큼 당장은 피해가 없다고 보고 산업부의 WTO 제소에 따른 결과를 예의 주시하는 상황이다.

    한편, 관세청에 따르면 반덤핑관세는 국제법상 협정에 따라 WTO 회원국 가운데 부과할 수 있는 일종의 관세를 말한다.

    해외에서 국내로 들여와 판매되는 제품 가격이 지나치게 낮아 자국 기업을 위협한다고 판단되면 해당 국가가 세계무역위원회 등의 조사를 거쳐 부과할 수 있다. 주요 특징은 해외 공급자별로 반덤핑관세율을 다르게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