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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경제 상황에 대한 금융 소비자들의 부정적 시각이 한층 더 깊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KIF 금융신뢰지수'가 86.2점으로, 작년 하반기보다 3.3포인트 하락했다고 11일 밝혔다.
금융신뢰지수는 100 이상이면 긍정적 답변이, 100 이하면 부정적 답변이 더 많다는 뜻이다.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달 9∼13일에 만 19세 이상 성인 1000명을 전화 설문조사한 결과를 지수화했다.
특히, 9개 항목으로 영역을 나눠 신뢰지수를 측정한 결과 국내 경제에 대한 신뢰도가 67.4로 가장 나빴다.
작년 하반기 조사 때는 6개월 전보다 한국 경제 상황이 나빠졌다고 보는 응답자가 55.1%였지만 이번엔 67.4%로 크게 확대됐다.
반면 경제가 좋아졌다는 응답자는 9.2%에서 4.1%로 줄었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실망감이 금융정책에 대한 신뢰도 저하로 표출됐다"며 "신뢰도를 높이려면 금융산업을 발전시켜 경제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 경기에 이어 금융감독(60.9)과 금융정책(66.5)에 대한 신뢰지수가 낮게 나왔다.
특히, 정부가 내놓은 금융정책이 적절하지 않다는 응답은 50.0%에서 57.1%로 늘었다.
금융감독기관이 금융사에 대한 감독을 효과적으로 못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62.6%로, 작년 하반기 조사 때보다 0.6%포인트 줄었다. 소비자 보호 노력(72.1), 금융제도의 공정성 및 합리성(76.5)에 대한 신뢰도도 낮은 편이었다.
금융 당국보다는 은행·보험·증권사 등 금융사를 상대적으로 더 신뢰했다.
금융사들의 고객서비스와 금융 종사자들에 대한 신뢰지수는 각각 96.6과 90.5였다. 그러나 긍정적 응답보다는 부정적 응답이 많아 지수는 100을 밑돌았다.
연령별로는 30세 미만의 청년층과 60세 이상의 고령층에서 금융 신뢰도가 높았으며 학력 수준이 높을수록 신뢰도는 낮아졌다. 지역별로는 충북(99.8), 대구(98.2), 경북(93.0)에서 신뢰도가 높은 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