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 출마하면 10개월짜리 장관 불가피…애플·구글의 창의성 요구
  • ▲ 유일호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왼쪽)과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연합뉴스
    ▲ 유일호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왼쪽)과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연합뉴스


    '10개월짜리 시한부 장관' 논란을 일으켰던 유일호 국토교통부·유기준 해양수산부 신임 장관이 취임 일성으로 나란히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성과물을 내놓자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16일 정부세종청사 대강당에서 연이어 취임식을 한 유일호 국토부 장관과 유기준 해수부 장관은 취임사에서 "국민이 체감할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두 장관은 각각 박근혜 정부 출범과 해수부 부활이 3년 차를 맞았음을 이유로 들었다.


    유일호 국토부 장관은 "올해는 박근혜 정부 출범 3년 차로, 그동안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하고 여러 사업의 추진 기반을 마련하는 데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이를 토대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본격적으로 창출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유기준 해수부 장관은 "(올해는) 해수부 부활 3년 차를 맞아 모든 정책에서 반드시 성과를 내보여야 하므로 서둘러 준비해 달라"며 "국민이 체감할 성과를 만들어 내는 것만이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공교롭게도 두 장관은 지난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내년 총선에 출마할 경우 장관 재임 기간이 10개월에 불과하다며 총선 불출마를 요구하는 야당의 집중 공세를 받았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인사청문 경과보고서에서 나란히 "(새누리당 현역의원인) 후보자가 내년 총선에 출마하면 장관 재임 기간이 10개월에 불과해 주요 정책 수립·시행에 차질을 초래함에도 출마 관련 의중을 명백히 밝히지 않아 우려를 표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유기준 해수부 장관은 유일호 당시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야당의 거듭된 요구에 "(대통령이 요구하면) 당연히 장관으로서 업무를 지속해서 추진해야 한다. 꼭 필요하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며 태도를 바꾼 것과 달리 끝까지 즉답을 피했다.


    유기준 해수부 장관은 이날 취임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년 총선을 의식해 성과 도출을 주문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전제가 다른 거 같다"며 "어느 부처든 (국민은) 어떤 일을 한다고는 생각하지만, 성과가 안 나타나면 지금 시대는 실망하고 지지를 보내주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에 (구체적인 성과 창출을) 당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유기준 해수부 장관이 취임사에서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의 해양경제특별구역제도 도입 문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할 해수부의 현안 중 첫손으로 꼽는 등 오해를 살 만한 부분이 없지 않았다는 견해다.


    해수부 한 관계자는 "인사청문회에서도 일부 의원이 내년 총선 출마와 관련해 (유기준 장관이) 관련 정책을 균형 잡힌 시각에서 추진할 수 있을지를 문제 삼았었다"며 "취임사를 살펴보면 오해를 살 수 있는 부분이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두 장관은 국민이 체감할 구체적인 성과 도출의 방법으로 직원들의 창의적인 행정을 요구하면서 약속이나 한 듯 구글, 애플 등 글로벌 기업을 예로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