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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중국 비즈니스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의 성장세가 다소 둔화되고는 있지만 삼성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장인만큼 직접 중국 시장을 챙기는 한편 중국어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30일 삼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26일부터 29일까지 중국 하이난성 보아오에서 열린 보아오포럼에 이사 자격으로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보아오포럼이 열리기 전인 지난 24일 중국에 도착해 베이징 등 중국 현지시장을 직접 점검하고 25일에는 중국 최대 국영기업인 CITIC그룹 창쩐밍 동사장을 만나 양 그룹간 금융분야 사업 협력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했다.
26일부터는 보아오포럼에 참석해 중국 고위 관계자들과 회동을 갖는 한편 27일에는 '보아오퍼럼 이사 교류 만찬'에서는 연설자로 나서 "삼성의 IT, 의약, 바이오 등이 결합된 헬스케어 산업과 관광·문화 산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큰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또 그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올 들어 첫 회동을 가졌다. 지난 2013년과 2014년 시 주석과 네 차례 만난 데 이어 이번에도 만남을 이어갔다.
시 주석은 저장성 당서기 시절인 2005년 방한해 삼성전자 수원사업장과 기흥사업장을 참관하기도 했으며 상하이 당서기 시절인 2007년 7월에는 중국 쑤저우에 위치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했다. 또 지난해 7월 한국을 국빈 방문했을 때 삼성전시관에서 이 부회장이 직접 시 주석을 영접했으며 8월 난징(南京)유스올림픽 개막식 행사에서도 만남을 가진 바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시 주석을 만나 "삼성은 중국 본토에 뿌리 내리는 기업을 만들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은 이번 보아오포럼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은 우리에게 기회가 많은 시장"이라며 "중국에 올 때마다 느끼는 건데, 중국어를 배울 걸 그랬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관계자는 "중국 시장이 상당히 중요한 만큼 이 부회장은 전부터 중국어에 큰 관심을 가져왔다"고 전했다.
이 부회장은 현재 원어민 수준의 영어 실력을 갖추고 있어 북미와 유럽 현지 시장을 점검할 때 별도의 통역 없이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
업계는 이 부회장의 이번 중국 출장이 삼성의 중국 비즈니스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삼성의 수장이 직접 나서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전자뿐만 아니라 금융과 관광 부문에서 중국과의 협력을 구체화하고 시 주석을 비롯한 중국 고위관계자들과의 관계를 긴밀하게 구축하면서 중국 시장 내 삼성의 입지를 탄탄하게 굳혔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은 현재 중국에 주요 생산 기지를 두고 미래 성장동력의 주요 거점으로 활용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西安)에 70억 달러(한화 약 7조3000억원)를 투자한 반도체 공장을 가동 중이며 올해 말에는 시안에 삼성SDI의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도 들어서게 된다. 이부진 사장이 이끄는 호텔신라도 지난 2006년부터 중국 쑤저우에 비즈니스호텔 사업을 진행해오고 있으며 현재 산시성 시안(西安)에서도 비즈니스호텔 사업 진출을 검토 중이다. 거기다 이번에 CITIC그룹과의 금융분야 협력까지 확대하면서 삼성은 중국 시장에서 전자·금융·관광 분야를 모두 아우르는 신 성장동력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