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경제운용방식 비전 달성 불가능 정부-시장관계 재설정...정부 조직원리 변해야
  • ▲ 장관들이 한국경제의 중장기전략 수립에 골몰하고 있다  ⓒ
    ▲ 장관들이 한국경제의 중장기전략 수립에 골몰하고 있다 ⓒ

     

    장관들이 머리를 싸맸다. '게임체인저'가 되라는 특명 때문이다.

     

    2일 서울 명동의 은행회관에는 좀체 한자리에 모이기 어려운 장관급 국무위원들이 대거 자리를 함께 했다. 우리경제의 재도약을 위해 향후 중점적으로 연구·논의할 과제를 선정하는 '중장기전략회의' 참석을 위해서다.

     

    이 회의는 선진국 문턱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한국의 내비게이터 역할을 하겠다며 지난해 11월 부활됐다.재출범 당시부터 좌장을 맡은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장관들에게 각별한 각오와 다짐을 주문했다. 부처간 칸막이를 없애야 경제체질 개선이 가능하다고 했다. 점점 뜨거워지는 냄비 안 개구리처럼 둔감하게 있는 것 같아 두렵다고도 했다.

     

  • ▲ 2차 중장기전략회의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 2차 중장기전략회의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2일 회의에서는 "조심스럽지만 낙관적인 균형 있는 자세를 가져달라"며 한결 톤다운시키긴 했지만 여전히 분발을 촉구했다. 최 부총리는 "경기활성화와 구조개혁의 큰 방향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며 "거문고의 낡은 줄을 걷어내고 새 줄을 맨다는 해현경장(解弦更張)의 자세로 심기일전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국경제의 악순환 고리를 끊고 환골탈태를 위한 담대한 행동의 중심에 장관들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해결해야 할 복지, 노동, 교육, 인구문제, 사회갈등 등 주요 이슈의 사회적 공론화에 장관들이 앞장서 달라는 요구였다.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르면 당신은 결국 원하지 않는 곳으로 가게 된다"는 미국의 전설적인 야구선수 요기 베라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지난 2월 무역협회 회장으로 취임한 김인호 민간공동위원장도 거들었다. 김 위원장은 "현재의 경제 운용 방식을 유지한다면 중장기 발전 비전의 달성은 불가능하다"며 "정부-시장의 관계를 재설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업의 성장, 활성화를 기조로 하는 경제운영 시스템의 정비가 시급하다"고 했다.

     

  • ▲ 중장기전략회의에 참석하는 최경환-김인호 공동위원장ⓒ연합뉴스
    ▲ 중장기전략회의에 참석하는 최경환-김인호 공동위원장ⓒ연합뉴스

     

    이날 회의에서는 △한국 경제의 발전비전과 전략 △경제시스템 재정비 방안 등 실무위가 토대를 잡은 14개 중점 연구과제 선정과 함께 △저출산 대응 정책방향 △중국경제 리스크와 전망 등이 논의됐다.

     

    중장기전략위원회는 경제·사회 구조를 시대에 맞게 개혁하기 위해 2012년 처음 설치됐다. 지난해 11월 정부는 2기를 출범시켰다. 위원회가 지정한 각 과제는 정부부처, 정부출연 연구기관, 학계 및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실무 작업반이 수행한다. 실무에 대한 결과는 올해 말 1년간의 활동에 대한 최종보고서를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

     

    분야별 작업과제를 맡은 부처는 기재부 외교부 통일부 산업부 복지부 환경부 교육부 법무부 고용부 여가부 국토부 미래부 농식품부 해수부 행자부 금융위 국조실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