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31명 중 6명·지역난방公 70명 중 12명 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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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러 기업에서 양성평등 채용목표제를 도입하는 등 취업시장의 남녀 지위가 평등해지고 있지만, 공기업 내에서는 여전히 여성 인력의 채용 비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석탄공사와 한국관광공사는 작년에 여성 직원을 단 한명도 채용하지 않아 '禁女의 기업'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21일 알리오(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예산 기준 공기업(시장형+준시장형) 신규채용인원은 4172명이었다. 이 중 여성은 944명으로 전체 채용인원의 약 22.6%를 차지했다.
공기업 신입 직원 10명 가운데 8명은 남성이라는 소리다.
선진국의 여성 고용률 평균이 60~70%이고 우리나라 전체 여성 고용률 평균이 50%대인 것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치다.
지난해 4분기를 기준으로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총 채용 인원 19명 중 여성 10명)와 대한주택보증주식회사(53명 중 28.5명) 등 일부 기관을 제외하고는 여성 채용 인원이 총인원의 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한국마사회는 31명 중 6명, 한국지역난방공사는 70명 중 12명, 한국남동발전은 157명 중 24.25명을 고용하는 등 대부분의 기관이 10~20%가량의 여성 채용비율을 보였다.
심지어 여성 인력을 전혀 채용하지 않은 기관도 눈에 띄었다.
대한석탄공사와 한국관광공사,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등에는 새로 채용한 여성 직원이 한 명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석탄공사의 경우 2012년부터 3년간 여성 직원을 하나도 뽑지 않았다. 2012년에는 16명, 2013년에는 9명, 2014년에는 22명을 신규 채용했으나 그 가운데 여성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양성평등 채용 추세에 역행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석탄공사는 "채용하는 대부분의 인력이 갱내 근무자인데, 근로기준법 제72조에 따르면 여성들은 갱내근무가 금지돼있어 그렇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무직 채용에서도 여성이 없었던 데에 관해서는 "여성을 차별한 것이 아니라 원래 채용 자체를 많이 하지 않아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이라고 답했다.
또 관광공사는 지난해 여성채용이 없었던 것에 대해 "작년 신규채용은 공개 채용이 아닌 호텔 업무, 번역, 법무 등 경력직 위주 채용이었으며 그 과정에서 여성과 남성을 구분해 뽑은 것은 아니다"라며 "2013년 이전 신입사원 공개채용에서는 오히려 타 기관보다 여성 비중이 높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가스공사는 2014년 4/4분기 신규 채용자 187명 중 22명만 여성 직원을 뽑아 여성을 한 명도 채용하지 않은 공기업을 제외하고 가장 낮은 고용률(약 11%)을 보였다.
이렇듯 기관과 직무의 종류에 관계없이 전반적으로 공기업에서 여성 채용자를 적게 뽑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여성민우회는 "공기업뿐 아니라 서비스직 등 여성들이 많은 업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기업에서 여성 채용 비율이 낮다"며 "입사 당시부터 여성들을 많이 뽑지 않기 때문에 임원으로 승진하는 여성들도 적은 것이다. 채용 성비가 적절하게 맞춰져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공기업 공채를 준비하는 중인 A씨는 "몇몇 사람들은 각 공기업의 특성에 따라 남성을 더 많이 뽑을 수도 있다고 하지만, 요즘 성별에 따라 직무를 나누는 기관이 있다는 것이 더 이상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더욱 활발해지고 취업 분야도 다양해지는 추세 속에 공기업들의 채용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