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M박물관 개관 1년 만에 6만6천명 몰려.. 주말 상설 전시회 운영권오현 부회장 1988년 쓴 D램 보고서 등 과거 사료 1000건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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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오전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국내 최초 혁신박물관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SIM)'을 찾았다. 이곳에는 삼성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의 모든 '혁신의 역사'가 고스란히 그려져 있다.

    박물관 문을 열고 들어가면 역사관이라는 문패가 먼저 보인다. 여기엔 삼성전자가 1972년 국내 최초로 독자 개발한 흑백 브라운관 TV가 전시돼 있다. 배불뚝이 TV로 알려진 이 제품은 진화를 거듭해 1980년 삼성의 주력 수출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TV 옆으로는 세탁기와 전자레인지, 스마트폰 등 1970년대를 호령했던 삼성 제품들이 줄지어 진열돼 있다.

    특히, TV 전시장의 경우 흑백에서 컬러로, 다시 스마트 기능까지 더해진 다음 현재는 SUHD TV로까지 발전하는 과정이 한눈에 펼쳐져 삼성이 왜 9년 연속 세계 TV시장 1위인지를 알 수 있게 했다.

    박물관 2층으로 향하면, 색다른 광경이 펼쳐진다. 에디슨의 전구를 비롯해 마르코니의 무선통신 장치 등 500여점이 넘는 희귀 자료에서부터 최신 스마트 기기까지 전자산업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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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걸음을 옮겨 10여 미터가량 이동하면 박물관 설립 1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특별 기획전도 마련돼 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등 지금의 삼성을 있게 한 핵심 제품들을 개발자들이 어떻게 만들어냈는지 설명을 들을 수 있다.

    기획전에 들어서면 먼저 직원들이 사용한 출장 신청서와 보고서 등 30년이 넘은 고문서들을 볼 수 있다. 삼성 역시 초창기엔 기술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국외로 연수를 자주 떠났다. 이때 사용한 문서들인 것이다. 박물관에는 모두 1000점이 과거 사료가 보존돼 있다.

    '반도체인의 신조'라는 액자도 눈에 띈다. 과거 삼성 직원들이 출근과 동시에 합창했다는 10가지 다짐이 액자로 만들어져 걸려있다. '무엇이든 숫자로 파악하라', '일에 착수하면 물고 늘어져라' 등 지금은 다소 어색한 문구들일 수 있지만 이 같은 다짐과 정신이 모여 삼성 반도체를 세계 최강으로 이끌었다고 한다.

    현재 삼성전자 권오현 부회장이 1988년 반도체 개발팀장 시절 직접 쓴 D램관련 보고서도 공개돼 있다.

    또 세탁기 상단에서 애벌빨래해 바로 세탁기를 돌릴 수 있도록 만든 제품을 시작으로, 다양한 삼성의 혁신 제품들도 소개돼 있다.

    아울러 제품들을 실제 만든 개발자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아이디어를 내고 발명에 성공했는지에 대한 얘기도 들을 수 있다.

    전기차를 무선으로 충전하고, 자동차 유리를 투명디스플레이로 대체해 운전 중 여러 정보를 실시간으로 얻는 등 미래 모습을 그릴 수 있는 10여분 분량의 영화도 준비돼 있다. 이를 통해 삼성이 꿈꾸는 미래를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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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SIM 박물관은 지난해 4월21일 문을 열었다. 올해로 꼭 1년이 된 셈이다. 규모는 연면적 3312평에 5층으로 이뤄졌다.

    박물관은 삼성전자의 기업 홍보관으로써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 세계 전자산업이 그동안 걸어온 길을 담고 있다.

    박물관 문은 누구에게나 항상 개방돼 있다. 덕분에 일반인과 학생, 해외 관광객까지 방문객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개관 1년 만에 무려 6만6000여명이 박물관을 다녀갔다.

    더욱이 주말에는 관람객의 연령대에 맞춰 반도체 등의 원리와 역사를 체험하는 '어린이 연구소'와 자유학기제 도입에 발맞춰 중학생 대상으로 '청소년 이노베이션 워크샵'도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박물관을 열면서 과거를 기록하고 역사를 복원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며 "앞으로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계속 준비해 삼성이 걸어온 혁신의 역사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