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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7월 기업공개(IPO) 예정인 이노션은 관련 시장에서 가장 핫(hot)한 기업으로 꼽힌다.현대자동차 그룹이라는 든든한 뒷배에 안정적인 매출, 광고시장의 성장세, 활황 증시를 고려할 때 얘기다.
여기에 이노션이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중요한 연결고리로 정의선 부회장의 경영승계와 맞물려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상장후 시총이 가뿐히 1조5000억원대 이를 것으로 예상할 정도다.
하지만 이런 이노션에게도 악재가 있다. 넘사벽은 바로 공정거래위원회다.
공정위는 최근 대기업 계열 광고대행사들의 갑질에 대해 과징금 제재를 내렸다. 6억원대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이노션은 특히 이중 갑질로 여론의 싸늘한 시선을 받았다.
실내건축업을 겸하고 있는 이노션은 모터쇼 부스 설치나 매장 인테리어 공사 등을 하청업체 맡기면서 대금지급보증 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다. 내키진 않지만 이노션은 투자설명서에 이런 내용을 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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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의 조사나 제재는 IPO 투자에서는 늘 핵심 위험으로 분류된다. 제재조치로 인해 영업활동 및 고객의 신뢰도 저하, 브랜드 이미지 손상 등이 경영활동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잘알려져 있다시피 이노션의 IPO는 재무적 투자자(FI)의 자금 회수 및 일감 몰아주기 규제 회피, 후계자금 마련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 일단 상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공정위의 일감 몰아주기 과세에서 벗어나겠다는 의도다.
공정거래법에서는 최대주주 및 그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30% 이상일 경우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이를 어길 경우 최대 매출액의 5%까지 과징금을 내야 한다.
지분율 40%로 이노션 최대주주인 정성이 고문이 과세를 피하면서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10% 지분을 매각한 뒤 우호적 투자자를 확보해야 한다. 물론 공정위의 검증을 받은 후의 일이다. 각각 10%씩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정의선 부회장과 정몽구 재단에 대한 판단은 공정당국 몫이다.
이노션 상장후 정 고문과 정 부회장은 대략 3000억원의 매각 차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 고문은 이 돈을 계열사 매출 비중을 줄이고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쪽에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 광고회사 인수합병 등이 점쳐진다.
정 부회장은 현대차 지배구조의 정점인 현대모비스 주식인수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5년 종합광고대행사로 출범한 이노션은 현대차의 든든한 지원 덕분에 지난해 매출액 747억원, 당기순이익 838억원을 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