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동시만기 이후 유입된 차익 잔고 회전 가능성
  • 하루 앞으로 다가온 5월 옵션만기일의 매물 부담이 고개를 들고 있다. 만기일에 프로그램 매매에서 매물이 대량으로 나오면 다시 안정을 찾은 코스피의 발목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5월 옵션 만기일인 오는 14일 프로그램 매매가 매도 우위를 보이면서 시장에 압박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상황으로, 시장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옵션 만기 때 프로그램 매매의 차익거래 매도 가능 매물 규모는 33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달 만기 이후 외국인과 금융투자가 각각 2600억원과 700억원어치를 순매수한 물량이다.

    반면 시장 베이시스(선물과 현물 주식 가격 차)가 이론 베이시스를 웃돌아 외국인의 차익거래 물량이 이번 만기에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도 있다.

     

    다만 프로그램 매매의 외국인 주도 비차익거래 매수 물량이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보통 외국계 펀드 자금의 이탈은 외국인의 비차익거래 매도 우위로 이어진다. 그런데 최근 신흥국 펀드 자금의 국내 시장 유입 강도가 둔화되는 데다 아시아 통화도 약세로 전환, 외국인이 비차익거래에서 매도 물량을 내놓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달러화의 움직임에 따라 당분간 신흥국 펀드 자금 유입세는 둔화될 것"이라며 "최근 나흘간 프로그램 매매의 비차익거래도 평균 600억원 수준의 순매도를 보여 이런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즉 만기일의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에서 3300억원으로 추정되는 물량이 시장에 나오지 않고 고스란히 이월(롤오버·만기연장)된다고 해도, 비차익거래에서 매도 물량이 나와 전체적으로 '매도 우위'를 나타낼 것이라는 관측이다.

     

    프로그램 매매에서 외국인 비차익거래의 주식 매도 규모가 이번 주 코스피에 부담 요인이 될 것이라는 고민이 가능한 점이다.

     

    또 경험적으로 5월 옵션만기가 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점도 우려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2000년부터 작년까지 5월 옵션만기의 효과를 분석한 결과 마감 동시 호가 때 코스피 200지수가 플러스를 나타낸 것은 2003년과 2006년, 그리고 작년 등 세 차례에 불과했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2007년 이후 5월 옵션 만기 효과가 약해졌음에도 대체로 '매도 우위'를 보였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만기를 앞두고 선물 베이시스가 약화되고 있다는 점을 참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