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일어나는 '한류'와 대비해 패션계의 활성화가 더디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패션위크를 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패션 이벤트로 키우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서울패션위크 총감독으로 위촉된 정구호 디자이너가 21일 서울 동대문 유어스 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이날 정 총감독의 위촉식이 진행됐으며 정 총감독은 앞으로 2년간 서울패션위크의 기획·운영과 총괄을 맡게 된다. 서울패션위크가 총감독 체제로 진행되는 것은 15년 만에 처음으로, 정 총감독 역시 지난 2013년 제일모직 전무에서 물러난 뒤 첫 패션업계 복귀하는 것이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정 총감독은 이에 대해 "실무에서 디자이너와 기업 임원 등을 두루 거친 패션 전문 인력의 부재가 패션위크의 전문성 공백으로 이어져서 이를 메울 적임자로 뽑혔다"며 " '디자이너 정구호'로 복귀할 예정은 없다"고 전했다.
그는 해외 패션기관과의 교류 및 글로벌 에이전시와 계약을 통해 영향력 있는 해외 바이어와 프레스 초청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아시아 패션디자이너들과 활발히 거래하는 '트레이드 쇼'로 발전시킬 것을 다짐했다. 또 국내외 바이어들이 디자이너 정보를 손쉽게 접할 수 있도록 패션 아카이브를 구축, 국내 디자이너들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패션 비즈니스 장으로서 서울패션위크의 역할을 분명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서울패션위크라는 타이틀 아래 15여년만 흘렀을 뿐 그 분야를 전문화시키지 못했다"며 "앞으로 발전해 나가야할 방향에 대해 연구하면서 한국계 패션의 역사도 함께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전문심사위원단을 통한 필터링으로 전문성을 고취시키기겠다는 전략이다. 전문인을 초대해 보여주는 자리인 만큼 창작을 베이스로 해서 전문적인 심사를 거칠 것이며, 포럼형태의 세미나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현재 서울시의 재정적 후원 비중이 큰 서울패션위크를 독자적인 행사로 끌어올리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해외 유명 패션위크들이 대기업의 후원을 통해 자생력을 키운 만큼, 서울패션위크도 글로벌 기업의 후원을 유치하겠다는 심산이다.
정 총감독은 "서울패션위크 역시 해외 콜렉션과 같이 상업적으로 적극적인 PPL(간접광고)와 광고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 기업과 글로벌 기업의 후원을 적극적으로 유치해 자생적인 컬렉션으로 키우는 방향이 맞다"고 설명했다.
정 초감독이 지휘하는 첫 번째 2016 SS서울패션위크는 오는 10월 16일부터 21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다.
한편 정구호 총감독은 1997년 여성복 브랜드 '구호'를 론칭해 2003년 제일모직이 구호를 인수한 후 10년 간 제일모직 여성복 사업부의 전무로 근무했다. 이 외에도 영화 정사·스캔들 등의 의상 감독뿐 아니라 국립무용단의 창작무용 '단'과 '묵향'을 연출하는 등 다양한 문화예술 분야에서 실력을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