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빌리온 미니, 태블릿 수준 '인텔 코어i3' 탑재49만원 가격도 부담 "소비자 선택 요인 없어"
  • ▲ 'HP 파빌리온 미니'. ⓒ뉴데일리경제DB.
    ▲ 'HP 파빌리온 미니'. ⓒ뉴데일리경제DB.


    한국HP가 '고객 삶을 바꿔놓는 제품을 내놓겠다'는 거창한 구호 아래 신제품을 잇따라 선보였다. 하지만 이들 제품 가운데 미니PC의 경우 이 같은 목표와 달리 성능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HP는 지난 1일 'HP 파빌리온 미니'라는 데스크탑PC를 출시했다. 어른 손바닥 만한 크기의 초소형 컴퓨터이지만 성능만큼은 데스크탑에 뒤지지 않는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제품 크기는 가로 세로가 각각 14cm이고 높이는 5cm, 무게는 630g으로, 한국 야쿠르트에서 만든 컵라면 '왕뚜껑' 속에 쏙 들어간다. 가격은 49만원이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차갑다. 성능을 문제삼는 쓴소리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 파빌리온 미니는 중저가 노트북 수준의 성능을 발휘한다. 데스크탑과 성능이 비슷하다는 회사 측 얘기와는 거리가 먼 셈이다.

    컴퓨터의 뇌라고 할 수 있는 중앙처리장치(CPU)로 인텔 코어i3를 채택했는데 이는 테블릿PC에 주로 들어가는 아톰 프로세서 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이다. 고사양 노트북이나 데스크탑의 CPU와는 비교 자체가 안 된다.

    코어i3는 중저가 노트북에 많이 들어가는 CPU다. 실제로 한성컴퓨터가 만든 40만원 초중반대 노트북(모델명: U54X-GA660)에 코어i3가 장착돼 있다.

    인터넷 검색을 하거나 동영상을 보는 것까진 큰 무리가 없겠지만, 3D 게임을 돌리는 데는 한계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그렇다고 파빌리온 미니를 벼랑 끝으로 내몰 순 없다. 기술적으로 CPU를 코어i5나 코어i7 등으로 고사양으로 바꾸는 게 충분히 가능하고, 부족한 저장공간 역시 마이크로SD 카드로 확장할 수 있는 등 성능을 높일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렇게 되면 가격적 매력이 크게 떨어지게 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HP가 이전에 내놓은 제품보다는 성능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보이지만, 노트북과 달리 모니터가 없는 만큼 성능이나 가격 면에서 우위를 보이는 대목이 있어야 하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HP는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 10%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기업용 노트북PC 시장에선 20~25% 점유율로 고공비행 중이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버티고 있는 가정용 노트북PC 시장에선 8~9% 수준에 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