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션, 돼지고기63%, 가공육류11%, 라면35%, 통조림16% 등 신선·가공 식품등 급증이마트등 오프라인 매장 매출 감소···마스크·손세정제 배치 등 위생관리 강화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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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전 국민의 관심사가 메르스에 쏠리고 있다.

    이 가운데 전염 우려로 인한 소비자의 생활패턴에 변화가 생기고 있는 것으로 분석돼 눈길을 끌고 있다. 

    ◇메르스 공포에 식단 바뀐다···유통업계, 온라인 신선·가공식품 '날개'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메르스 확산 여파에 불안감이 커진 소비자들이 인파가 몰리는 곳에 가기를 꺼려하면서 인터넷·모바일에서 장을 보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신선식품은 물론 즉석·가공식품류와 생필품까지 온라인몰의 관련 용품 판매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오픈마켓 옥션에선 메르스 첫 감염자가 발생한 5월20일부터 이달 4일까지 15일간 식품류 판매는 직전 15일 대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신선식품 판매는 큰 오름세를 보이며 국산 돼지고기 63%, 가공육류 11%, 오리고기가 54%가 신장했다. 또 조리가 쉬운 간편식들이 많이 팔리면서 라면·컵라면은 35%, 즉석밥·국은 14%, 통조림·캔은 16% 등 가공식품의 판매가 늘었다. 이 밖에도 장기 보관이 용이한 식품류 판매가 올라 생수·탄산수는 6%, 밀가루 8%, 국수·면요리는 24%가 신장했다. 

    옥션은 향후 메르스 확산 속도에 따라 휴교하는 학교 수가 더 늘어날 수 있는 만큼 가정에서의 식품 수요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판단, 식품전문관을 통해 꽁치캔·스팸·쌀·생수·멸균 우유 등 관련 식품을 할인 판매하고 있다.

    반면 대형마트에서는 오프라인 매출 신장세가 줄고 있다. 실제로 이마트는 메르스 사태가 커진 최근 닷새간(5/29~6/2)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오프라인 매장들은 확산 사태를 예의주시면서 대응책 마련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소비자를 안심시키기 위한 위생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이마트는 신선식품 작업장이나 시식코너에서 근무하는 직원 모두에게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했으며 쇼핑 카트 옆과 화장실, 점포 출입구에 손 소독제도 배치했다. 각 백화점들도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공용 손잡이 부분의 소독을 강화하고 손 세정제를 구석구석 놓았다.

    업계는 메르스 전염을 예방하기 위해 사람들이 많이 밀집하는 장소를 피하라는 보건당국의 권고에 따라 온라인 쇼핑으로 장을 보는 이들이 더욱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밀집하는 장소를 피하라는 예방 수칙에 따라 한동안 장보기 문화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 내방객 감소···텔레뱅킹·폰뱅킹 이용 
      직원 마스크 착용, '공포심 조성'에 고려

    메르스의 확산으로 은행권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영업점 내방객 수가 줄어드는가 하면 내방한 고객들을 중심으로 "창구 직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요구가 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

    5일 본지가 방문한 은행 영업점 관계자들은 메르스 확산 이후 내방객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A은행 영업점 관계자는 "점심시간에는 업무를 보려는 직장인이 몰려 영업점이 가득 찼는데, 요즘은 점심시간 조차 한산하다"는 분위기를 전했다.

    B은행 영업점 관계자도 "내방객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며 "날이 더워 별 이유 없이 은행을 찾아 더위를 식히는 노인 고객들도 있었는데, 요즘은 그런 노인들도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금융소비자들은 은행 영업점을 직접 찾는 대신 텔레뱅킹이나 스마트폰뱅킹 등을 이용해 은행 거래를 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C은행 한 지점장은 "개인적으로 친하게 지내던 회사 CEO들은 예전엔 단순한 업무라도 일부러 내방해서 거래한 후 함께 차를 마시기도 했는데, 요즘은 간단한 업무는 PC나 스마트폰으로 하는 것 같더라"며 "심지어 스마트폰을 갖고 있지 않은 고객도 텔레뱅킹을 통해 송금이나 잔액조회 등을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영업점 창구 직원들에게 마스크를 착용시킬 것인지를 두고도 시중은행들은 고민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병원 내 또는 인근에 입점한 영업점과 경기남부지역 영업점을 중심으로 지점장 재량에 따라 마스크 착용을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전 영업점 마스크 의무 착용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이다. 영업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는 이유다.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창구 직원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으면 오히려 고객들에게 공포감을 줄 있다"며 "전 영업점 창구 직원에게 마스크 착용을 시킬 것인지에 대해서는 좀 더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농협과 국민, 신한, 하나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은 모든 지점에 손소독제를 배포하고 경기 남부권 영업점을 중심으로 마스크 착용을 허용하는 등의 대응책을 실시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고객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지점에 방문할 경우 창구 직원도 함께 마스크를 착용해 고객이 안심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