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 노후화도 원인... "100여명 규모 명예퇴직퇴 실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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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사진은 기사와 무관합니다. ⓒLG이노텍.
지난 2004년 하이닉스(현 SK하이닉스)에서 분리된 시스템반도체 회사 '매그나칩'이 조만간 명예퇴직을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이 같은 인원 감축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매그나칩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11일 "매그너칩 청주공장에서 명예퇴직을 시행할 예정"이라면서 "정확한 시기와 규모는 알 수 없지만 100여명 이상이 회사를 그만두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그나칩을 둘러싼 '명퇴 바람'은 이미 예견됐던 일이다.
회사 측이 200㎜에서 300㎜로 웨이퍼 공정 전환에 뜸을 들인 부분이 이번 인력 감축에 한몫을 했다는 주장이 업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웨이퍼란 반도체의 재료가 되는 얇은 원판을 말한다. 웨이퍼 크기가 작을수록 생산 효율은 떨어진다. 200㎜ 웨이퍼에서 생산되는 반도체 숫자가 300㎜ 대비 절반 정도에 그친다.
웨이퍼 크기는 수율 문제와도 직결된다. 회사 입장에선 웨이퍼 1장당 한 사람씩 세워놓고 공장을 돌려야 하는데, 웨이퍼 크기에 따른 반도체 생산량이 크게 차이 나기 때문이다.
더구나 매그나칩의 경우 200㎜ 웨이퍼 자체도 노후화가 한참 진행돼 제 기능을 다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매그나칩은 올해 말까지 청주공장 내 생산라인 3곳 가운데 한 곳인 '펩2 라인'을 빼낼 전망이다. 이 라인은 1990년에 만들진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2개 라인 역시 SK하이닉스에서 분사한 뒤 10년간 단 한 차례의 시설투자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200㎜ 웨이퍼라고 해서 무조건 교체 수순을 밟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시스템반도체 특성상 웨이퍼 크기가 수율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 웨이퍼 수요는 갈수록 줄고 있는 추세다. 또 300㎜로 갈아탄 기업들과의 경쟁에선 자연스럽게 밀릴 수밖에 없다.
아울러 200㎜ 웨이퍼를 쓰는 곳은 대부분 대만 업체들이다. 대만 업체와의 인건비 경쟁에서 버틸 만한 맷집이 없다면 사실상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든 구조다. 매그나칩은 2000년대 후반부까지 전성기를 누리다 하락세를 타고 있다. 설비 투자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200㎜ 웨이퍼의 경우 메이저 부품업체들마저 손을 떼 고장이 나면 부품 구하기조차 쉽지 않다"며 "회사 경영상의 문제가 껴 있겠지만 한계치에 다달은 200㎜ 웨이퍼를 계속 고수할 순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다른 기업들은 벌써 200㎜에서 300㎜를 거쳐 450㎜로 넘어갈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며 "초기 투자비용이 부담스러운 측면도 있겠지만 중장기적 수율 문제를 고려한다면 결단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매그나칩은 SK하이닉스의 시스템반도체 사업부문에서 떼어져 나와 2004년에 새롭게 출범했다. 이 회사의 모체는 1979년 설립된 LG반도체다.
매그나칩은 현재 서울과 청주, 구미 등 3곳의 국내 사업장을 두고 있다.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대만, 홍콩 등 해외 사무소도 갖추고 있다. 전체 종업원 수는 3000여명에 이른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일본의 Sharp 등이 주요 고객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