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조6000억 규모 주식 中 자본에 매각"매각 이후에도 직원 및 시설 동일하게 운영"지난 28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청원글 올라와
  • 토종 반도체 기업인 매그나칩반도체가 중국계 사모펀드에 매각된다. 중국에 반도체 굴기에 힘쓰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만큼 기술 유출에 대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매그나칩 유한회사의 미국 본사 ‘매그나칩 세미컨덕터 코퍼레이션’은 29일 미국 본사 주식 전량을 중국계 사모펀드 와이즈로드캐피털과 주식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거래 규모는 약 14억 달러(약 1조5828억원)에 달한다. 회사는 매각 이후에도 국내 임직원의 역할은 변할 것이 없으며 서울과 청주에 있는 사무소와 구미의 생산시설도 동일하게 운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영준 최고경영책임자(CEO)는 “이번 거래는 주주, 고객, 임직원 모두에게 최선의 이익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매그나칩의 제3차 성장 전략(MX 3.0 growth strategy)을 가속화하는 훌륭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업계에서 쌓은 강력한 전문성을 지닌 와이즈로드는 매그나칩에게 이상적인 파트너로 매그나칩이 다음 단계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협력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그나칩을 변함없이 믿어 주시는 고객들에게 늘 감사하며, 전세계 고객들에게 업계를 선도하는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늘 헌신하는 우리 임직원들에게도 깊은 감사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거래는 주주 인수 및 당국의 규제 승인 등을 포함하여 관례적인 종결 조건에 따라 2021년 하반기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매그나칩반도체는 통신, IoT, 소비재, 산업 및 자동차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아날로그 및 혼합 신호 반도체 플랫폼 솔루션을 설계하고 제조하는 기업으로, 전세계 고객에게 광범위한 표준 제품을 제공한다. 40년 이상의 업계 전문성을 바탕으로 약 1200개의 등록 특허와 등록 예정인 포트폴리오를 소유하고 있으며 광범위한 엔지니어링, 설계 및 제조 프로세스 전문지식을 확보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2004년 10월 메모리 반도체 집중을 위해 비메모리 부문을 분리하면서 분사했고, 미국 시티그룹 벤처캐피털이 인수해 지금의 이름이 됐다. 미국 자본에 인수된 후 2011년 투자자금 확보를 위해 뉴욕증시에 상장됐지만, 매그나칩반도체는 임직원 880여명 대부분이 한국인이고 사업장(구미 공장, 서울·청주 연구소·사무소)도 모두 국내에 있으며, 하이닉스에서 분사한 이력 등으로 국내 반도체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5억705만9천 달러(약 5천740억원), 영업이익은 3천264만5천 달러(약 370억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중국 사모펀드 인수로 기술 유출에 대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SK하이닉스 액정표시장치(LCD) 사업부 전신 하이디스가 2000년대 초 중국 BOE에 넘어간 뒤 폐업한 사례가 있다. 하이디스에서 디스플레이 제조 기술을 확보한 BOE는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제조사가 돼 현재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지난 28일에는 청와대 홈페이지에 '국가 반도체 핵심기술 유출방지를 위해 매그나칩반도체의 중국 자본 매각을 막아달라'는 취지의 국민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