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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세계 최대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을 잡기 위해 사활을 걸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중국 권력서열 1, 2, 3위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 장더장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 상무위원장과 잇따라 만나며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우호적 관계 구축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15일 삼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13일 서울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장 위원장과 만나 40여분간 환담을 나눴다.
이날 장 위원장과 이 부회장은 전자와 스마트폰 사업, 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장 위원장은 삼성페이로 대표되는 삼성의 핀테크(금융+기술)에 대해 높은 관심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당초 삼성페이를 오는 7월 한국과 미국에서 먼저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서비스 시기를 2달 정도 연기하고, 최초 출시국에 중국을 전격 포함시켰다.
전 세계 모바일 결제 시장이 커지는 가운데 중국이 모바일 결제 강국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의 결제 방식 중 모바일 결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이미 절반을 넘어섰다. 지난해 중국에서 모바일 결제로 이뤄진 매출 총액은 지난 2013년보다 50% 증가한 8조 위안(한화 약 1411조원)에 달했다.
장 위원장은 중국 내 대표적인 지한파(知韓派) 인사로 꼽히는 만큼 이번 만남을 통해 삼성페이의 중국 출시에 상당한 힘이 실릴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
이에 앞서 이 부회장은 시진핑 국가주석, 리커창 총리, 왕양 부총리 거물급 인사와 꾸준한 만남을 이어가며 중국 내 입지를 다지고 있다.
시 주석과는 지난 1년새 4차례의 만남을 가졌으며, 2013년부터 올해에 걸쳐 류옌둥 중국 부총리,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왕양 국무원 부총리, 리커창 총리, 후춘화 광둥성 당 서기, 마카이 경제담당 부총리 등 차세대 중국 정치인들과의 만남에 힘을 쏟고 있다.
최근 화웨이, 샤오미와 같은 중국 현지 기업이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면서 중국 내에서 삼성 제품의 수익성과 시장점유율이 하락세를 보이자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중국 시장을 챙기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해외 기업에 우호적 태도를 보여온 중국 정부가 최근 들어 자국 중심의 정책을 펼치는 등 전과 같지 않은 정책기조를 내세우면서 '위기감'을 불러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은 반도체 공장, 전기차 배터리 공장 등 현지 생산 기지를 두고 있는 만큼, 향후 중국과의 긴밀한 관계 구축이 경영에 있어 중요 과제로 꼽힌다.
이 부회장은 정치계 거물급 인사 외에도 중국 최대 증권사인 CITIC그룹의 창쩐밍 동사장, 중국 최대 카드사인 유니온페이(UnionPay·은련카드) 거화용(葛華勇) 회장과도 직접 만나 삼성페이에 관해 논의하는 등 금융분야 확대에도 총력을 기울이는 등 이 부회장의 광폭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이 부회장은 지난 2013년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후임으로 보아오포럼 임기 3년의 신임 이사로 선임된 이후 매년 중국 주요 인사들과의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