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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이 보유 중인 현대증권 지분 전량을 매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13년 12월 3조3000억원 규모의 선제적 자구안을 발표한 뒤 계열사와 자산 매각을 진행해왔던 현대그룹은 현대증권 지분 매각으로 구조조정 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
다만 현대증권 매각은 대주주 적격성 심사 및 대주주 변경 승인과 잔금 납입 등의 절차를 남겨두고 있어 아직 인수작업이 최종적으로 마무리됐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증권의 인수 마무리는 빨라야 8월에 이뤄질 전망이다.
현대증권의 새 주인 오릭스PE(프라이빗에쿼티)는 당초 현대증권 인수를 이달 중으로 마무리할 예정이었지만, 현대그룹의 매각주관사인 KDB산업은행과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앞두고 일정이 다소 지연되고 있다.
현재 오릭스PE와 현대그룹 채권단이자 매각 주관사인 KDB산업은행은 SPA를 아직 체결하지 않았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체결을 앞두고 세부사항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그룹과 현대증권 관계자는 "절차 상 등기소유가 하루 정도 걸리는 만큼 현대증권 인수 관련 본계약 체결은 이번주 내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PA가 체결된 이후에도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및 대주주 변경 승인과 잔금 납입 등의 과제가 남아 있다.
금융기관 대주주로서 적격 심사 등이 한 달 정도가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매각작업이 완료되는 시점은 이르면 8월초, 늦으면 9월까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현대증권의 인수작업은 연초부터 지연돼 왔다.
우선 지난 4월 오릭스PE는 산업은행에 SPA 체결 시점 연장을 요청한 바 있다.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가가 출자를 거부하는 등 투자자 모집이 난항을 겪었기 때문이다.
이후 이달 초 SPA를 체결할 계획이었지만 인수 계약과 관련된 주체가 여러 곳으로, 주주간 계약 문제 등이 발생하며 SPA 일정이 다시 미뤄지기도 했다.
또 오릭스PE와 한때 공동 운용사(GP)였던 자베즈파트너스가 현대증권 인수 추진에 속도를 가하던 시점에 금감원으로부터 징계를 받은 점도 인수작업 지연에 영향을 미쳤다.
한편 오릭스PE는 그동안 현대증권 지분인수를 위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 등과 컨소시엄을 이뤄 현대증권 지분 22.43%와 경영권을 6600억원에 사들인다.
이 중 오릭스 본사가 1300억원을 대고,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를 비롯한 한국투자증권과 하나대투증권이 1800억원을 부담한다. 또 삼성증권이 인수금융으로 1500억원을 조달한다.
여기에 현대상선은 매각대금 중 2000억원을 후순위채권으로 재출자하고 4년 뒤 해당 지분을 되사올 수 있는 콜옵션을 부여받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매각작업에 여러 기관이 참여하게 됐고, 현대상선 이사회 승인도 늦어짐에 따라 인수작업이 예상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공정거래위원회의 계열분리 작업 심사가 남았고,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역시 한달 가량의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매각작업이 완료되는 시점은 앞으로 최소 두달 가량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