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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나희덕 (49)이 등단 26년 만에 첫 시선집 '그녀에게'를 출간했다.
'그녀에게'는 시를 통해 여자라면 누구나 살면서 겪을 삶과 감정을 공감할 수 있는 나희덕의 첫 시선집이다.나희덕은 그동안 발표해온 시집들과 2014년 미당문학상 수상작「심장을 켜는 사람」을 비롯한 신작시들 가운데서 '여성성'을 주제로 엄선된 작품을 선보였다.
여자들의 내밀한 고민, 사랑의 열망과 그로 인한 통증, 모성, 자기만의 공간에 대한 갈망, 그리고 불확실한 미래 혹은 나이듦에 대한 불안이라는 각 부의 주제로 같은 시대를 함께 통과하고 있는 그녀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며 위로와 화해의 시간을 마련한 것이다.
시선집 '그녀에게'는 여성의 언어를 주제로 한 시 60편이 수록됐다. '그 복숭아나무 곁으로', '나 서른이 되면', '푸른 밤', '천장호에서', '오 분간' 등이 있다.
이번 시선집에는 해외 여성 화가인 지지 밀스, 카렌 달링, 엘리너 레이 등의 회화 작품 63점도 실렸다.해외 화가들에게 영어로 번역된 나 시인의 시를 편지로 써서 보냈고, 시를 읽고 공감한 작가들이 시에 어울릴 회화 작품을 여러 편 골라 보내준 것으로 알려졌다.
선별된 시들의 내면풍경과 닮아 있는 회화 작품들은 세계 각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성 화가들-지지 밀스, 카렌 달링, 엘리너 레이, 니콜 플레츠는 영어로 번역된 시인의 시를 읽고, 깊은 공감을 표하며 적극적으로 협조해 시화집을 꾸렸다.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 외에도 독일의 초기 표현주의 여류화가인 파울라 모데르존 베커, 핀란드의 헬레네 슈에르프벡, 덴마크의 안나 앙케 등의 작품을 실어 시대와 공간을 넘어 여성들의 다양한 모습을 담아냈다.
20대 초반에 등단해 어느덧 50대가 된 시인의 시들은 자신을 비롯한 세상의 모든 여자들의 통증, 두려움, 사랑에 대한 연대기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 따뜻한 시선, 숱한 감정의 질곡들을 견딜 수 있게 만드는 긍정의 에너지가 숨어 있다.
이번 책은 나희덕 시인이 등단 26년 만에 낸 첫 시선집으로 그동안 발표해온 시집들과 2014년 미당문학상 수상작「심장을 켜는 사람」을 비롯한 신작시들 가운데서 '여성성'을 주제로 엄선된 작품을 실었다. 선별된 시들의 내면풍경과 닮아 있는 회화 작품들은 세계 각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성 화가들-지지 밀스, 카렌 달링, 엘리너 레이, 니콜 플레츠-이 영어로 번역된 시인의 시를 읽고, 깊은 공감을 표하며 적극적으로 협조해 시화집으로 재탄생될 수 있었다.동시대 작가들의 작품 외에도 독일의 초기 표현주의 여류화가인 파울라 모데르존 베커, 핀란드의 헬레네 슈에르프벡, 덴마크의 안나 앙케 등의 작품을 실어 시대와 공간을 넘어 여성들의 다양한 모습을 담아냈다.
시 속의 그녀가 그림 속의 그녀에게 말을 걸고, 그림 속의 그녀가 시 속의 그녀에게 손을 건넨다. 언어와 장르가 달라도 서로를 알아볼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는, 언어를 넘어선 언어를 통해 시인과 화가들은 ‘그녀’에게 다정한 인사와 따뜻한 격려를 건네는 것이다.나희덕 시인의 말대로 "내 속에 깃들어 살아온 수많은 여자들에게 밥 한 끼 대접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그리고 같은 시대를 함께 통과하고 있는 여자들에게 다정한 인사를 건네는 마음으로" 엮은 시선집이다.
"내 속에 깃들어 살아온 수많은 여자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 지어 먹이고 싶은 마음으로. 또한 같은 시대를 함께 통과하고 있는 여자들에게 다정한 인사를 건네는 마음으로"(프롤로그에서)
시인 나희덕은 1966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연세대 국문과와 동대학원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198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 「뿌리에게」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시집으로 『뿌리에게』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 『그곳이 멀지 않다』 『어두워진다는 것』 『사라진 손바닥』『야생사과』『말들이 돌아오는 시간』, 시론집 보랏빛은 『어디에서 오는가』, 산문집 『반통의 물』 등이 있다.
나희덕은 김수영 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현대문학상, 이산문학상, 소월시문학상, 2014년 미당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조선대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너에게로 가지 않으려고 미친듯 걸었던
그 무수한 길도
실은 네게로 향한 것이었다
까마득한 발길을 혼자 걸어갈 때에도
내 응시에 날아간 별은
네 머리 위에서 반짝였을 것이고
내 한숨과 입김에 꽃들은
네게로 몸을 기울여 흔들렸을 것이다
사랑에서 치욕으로
다시 치욕에서 사랑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네게로 드리웠던 두레박
그러나 매양 퍼올린 것은
수만 갈래의 길이었을 따름이다
은하수의 한 별이 또 하나의 별을 찾아가는
그 수만의 길을 나는 걷고 있는 것이다
나의 생애는
모든 지름길을 돌아서
네게로 단 하나의 에움이었다-나희덕 「푸른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