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나노서 25나노 생략, 20나노 초반 바로 진입했지만... "수율문제 해결 못해"64비트 AP, 스마트폰 뜨면서 LPDDR4 주목... "안정화까지 1년 걸릴 듯"
-
-
-
-
▲ 20나노 8기가비트(Gb) LPDDR4 기반 4GB 모바일 D램. ⓒ삼성전자.
미국의 반도체 회사 '마이크론'이 모바일 D램과 관련한 '미세공정 전환 속도'를 높이면서 경쟁 업체 추격에 나섰지만, 수율 문제를 풀지 못해 제동이 걸린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28나노미터(nm=10억분의 1m) 공정으로 모바일 기기에 들어가는 D램을 생산해왔던 마이크론이 25나노를 잠깐 거친 다음 곧바로 20나노 초반대로 공정 전환을 시작하고 있다.
마이크론의 이 같은 움직임은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는 저전력 LPDDR4(Low Power DDR4) 시장에서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LPDDR4는 최신 모바일 D램을 말한다. 스마트폰 전원이 켜져 있을 동안에만 데이터를 임시로 저장하기 때문에 휘발성 메모리라고도 부른다.
LPDDR4 수요는 스마트폰의 뇌에 해당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의 발전 속도와 비례해 증가한다. 기존 32비트 AP보다 처리 속도가 2배 정도 빨라진 64비트 AP를 장착한 스마트폰이 최근 대세로 자리 잡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LPDDR4 시장도 이미 개화기를 맞이했다고 볼 수 있다.
64비트 AP의 경우 LPDDR3와는 호환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LPDDR4와 묶어 사용된다. LPDDR4는 LPDDR3 대비 데이터 전송 속도가 2배 가량 빠르고 동작 전압이 적게 소비되기 때문에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환경을 구축하는 데 유리하다.
마이크론의 경쟁사인 삼성전자는 이미 20나노 LPDDR4를 양산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올 상반기 중 20나노 초반급 LPDDR4를 양산할 계획이다.
다급해진 마이크론은 20나노 후반대에서 20나노 초반급으로 한 번에 넘어가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경쟁사를 따라잡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수율이다. 마이크론은 현재 생산성을 의미하는 수율이 제대로 나와주지 않아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업체마다 나노 수를 줄이기 위한 디자인 방법에서 조금씩 차이를 보이지만, 20나노 후반에서 중반 단계를 거친 뒤 초반으로 진입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로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LPDDR4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심으로 생산되고 있다"며 "마이크론은 LPDDR4를 위한 20나노급 공정전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마이크론이 20나노 초반급에서 겪어 보지 못한 설계상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며 "공정 안정화 단계를 거친 후 원하는 수율을 맞추는 데까지 1년 안팎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시장조사 업체 'IHS'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세계 D램 시장 점유율 성적표는 삼성전자(40.4%), SK하이닉스(27.4%), 마이크론(24.6%) 순서였다. 이들 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D램 업체들의 점유율은 모두 5%에도 못 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