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메르스 때문에 마스크를 착용한 중국인 단체관광객.ⓒ뉴데일리 DB
    ▲ 메르스 때문에 마스크를 착용한 중국인 단체관광객.ⓒ뉴데일리 DB


    금융소비자원(대표 조남희)은 17일 정부가 외국인 관광객을 안심시키기 위해 추진 중인 '메르스 안심보험' 무상 가입에 대해 실효성이 의문이라며 비판적 견해를 밝혔다. 

    앞서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5일 '메르스 관련 관광업계 지원 및 대응방안'을 발표하면서, 향후 1년간 우리나라를 찾는 모든 관광객에게 체류기간 동안 메르스 확진 판정 시 치료비 전액과 여행경비, 확진 시 3000만원·사망 시 최대 1억원의 보상금을 지급하는 메르스 안심보험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금소원은 다섯 가지 논거를 들어 메르스 안심보험을 반대했다. 

    먼저 자국민을 최우선적으로 보호해야 할 정부가 국민이 낸 혈세로 외국인 관광객에게 선심을 쓰듯이 보험을 제공하는 것은 국민 정서에 타당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두 번째로 금소원은 메르스의 경우 사전 예방이 중요한데, 메르스 안심보험은 외국 관광객이 감염되거나 사망했을 때 사후적으로 보험금을 지급하겠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한 보험사가 메르스 보험을 출시하려면 사전에 메르스 관련 위험율 통계가 있어야 하는데, 메르스 관련 내국인 통계가 전무하고 외국인 통계도 부족해 상품 설계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네 번째로 금소원은 메르스 보험이 정부 주도의 정책보험인데, 이전에 정책보험으로 출시된 성폭력·가정폭력·학교폭력·불량식품 등 4대악 보험과 자전거보험 등이 실패로 돌아간 전례를 감안할 때 자리잡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인 관광객 유치 목적으로 특정 질병을 공짜로 보장한 예가 없으며, 오히려 한국이 메르스 창궐국가라는 인식만 심어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소원은 이처럼 실효성이 의심되는 메르스 보험보다 관광업계 종사자들이나 메르스 의료진을 위해 의약품과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오세헌 금소원 국장은 "메르스 확산 방지에 역량을 집중하여 사태를 속히 종식시켜 국민들을 안심시키는 것이 급선무인데 불구하고, 문체부가 외국인 관광객들의 불안감을 해소한다며 메르스 안심보험을 들고 나온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