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실사 후 특별한 문제 없을 경우 7월 17일 본계약 체결 예정
  • ▲ ⓒ팬택.
    ▲ ⓒ팬택.


    국내 '제조업 벤처'의 상징 팬택이 지난 16일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 퇴직' 절차를 진행하려 했던 것으로 것으로 확인됐다. 청산만은 막자는 결연한 의지로 마지막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팬택 임직원들은 지난 16일 일괄적으로 희망 퇴직을 신청하기로 마음 먹고 절차를 밟았다. 임직원 고용승계 부분이 인수 업체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4월에도 팬택의 팀장급 이상 전 임원들은 회사 위기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일괄 사직서를 제출한 바 있다. 회사를 살릴 수 있다면 고용 보장을 포기하겠다는 결의에 따른 행동이었다.

    하지만 같은 날 오후 실낱 같은 희망의 전주곡이 울려 퍼졌다. 팬택과 옵티스컨소시엄이 인수합병(M&A)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옵티스컨소시엄은 주식회사 옵티스와 이엠피인프라아시아 주식회사로 구성돼있다. 옵티스는 광디스크 저장장치(ODD)와 관련 부품을 생산하는 회사로 지난해 매출액 5995억원에 영업이익 150억원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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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3차례 진행됐었던 공개매각 절차에서 번번이 인수가 무산되는 등 청산 직전까지 내몰린 팬택 입장에선 기사회생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셈이다.

    그러나 양해각서 내용을 살펴본 직원들은 곧바로 고개를 떨궜다. 예상은 했었지만 고용승계를 비롯해 '100% 인수' 조건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옵티스컨소시엄이 팬택 공장과 내부 문서 등을 점검한 뒤 인수 조건을 일부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옵티스컨소시엄은 팬택에 대한 자산실사를 거쳐 특별한 문제가 없을 경우 다음달 17일까지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후 회생계획안을 제출하면 채권자들이 모여 관계인집회를 열게 되며 여기서 채권자들이 동의를 하면 인수절차가 최종 마무리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MOU 단계여서 앞으로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 "하지만 옵티스가 팬택 내부 정보만 확인하고 발을 뺄 경우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한 만큼, 기사회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