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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고육지책을 펴고 있다. 현금 흐름의 숨통을 트고자 지난 4월 본사 사옥을 매각한 데 이어, 보유하던 상장 지분들 까지 전량 처분하고 나선 것이다. 또 포항 2후판 공장 등 이익 창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업들에도 과감히 메스를 댈 예정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최근 재무구조 개선 차원에서 포스코(지분율 0.23%), JFE홀딩스(0.16%), 키코스홀딩스(2.22%), 한국철강(2.94%) 등 갖고 있던 상장 주식 전량을 처분했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달 중순에도 포스코강판 주식 58만8000주(9.8%)를 102억8000만원에 매각한 바 있다. 상장사 지분 매각을 통해 동국제강이 벌어들인 현금은 약 1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현재 동국제강이 보유한 주식은 신성컨트럴, 에이스지앤월드 등 비상장 주식 일부가 전부다.
사실 동국제강이 이번에 매각한 상장 주식 대부분은 우호지분적 성격을 띄고 있다. 포스코강판 주식은 지난 2007년 포스코가 세계 1위(조강생산량 기준) 철강업체 아르셀로미탈로부터 적대적 인수합병(M&A) 위기에 놓이자 동국제강이 현대중공업, 세아제강 등과 함께 ‘백기사’로 나서며 매입했던 지분이다.
JFE의 경우 지난 1999년 포괄적 협력 협정 이래 지분 상호교환, 경영교류회, 연구교류회 등을 정기적으로 가지며 여태까지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회사다. 한국철강 역시 과거 동국제강그룹 소속으로 사실상 친척회사라고 봐도 무방하다.
동국제강이 부득이 우호 지분의 매각에 까지 나선 것은 그만큼 현금 확보가 급박해서다. 당장 올 말까지 돌아올 회사채만도 300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현금성자산을 제외한 이 회사의 순차입금은 4조37000억원에 달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더 이상 적대적 M&A에 대한 위협도 없고 그보다는 회사의 재무구조 개선이 더 우선이라는 판단에 동국제강이 이 같은 결정을 내렸을 것"이라며 "포스코나 JFE 측도 동국제강의 결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반면 동국제강의 재정상태는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지난해 연결 영업손실은 204억원, 올 1분기 들어선 이보다 확대된 580억원 규모로 적자 늪에 빠져있다. 동국제강 개별로는 지난해 670억원, 올 1분기엔 685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 중이다.
동국제강이 지난 4월 눈물을 머금고 서울 중구 수하동에 위치한 본사 사옥 페럼타워를 매각한 이유이기도 하다. 동국제강은 페럼타워를 삼성생명 측에 넘기며 42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국제강의 후판 부문 영업 손실은 지난 2012년 1847억원, 2013년 642억원, 2014년 1260억원으로 매년 지속되고 있다. 이 회사의 국내 후판 시장점유율과 가동률 또한 각각 28%에서 21%, 67%에서 55%로 내린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