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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에 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린다. 소비활동이 위축되면서 매출이 큰 폭으로 떨어진 기업이 있는 반면,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오히려 매출이 늘어난 기업도 있다.
매출이 떨어진 기업의 경우 '메르스 사태'가 언제 진정될 지 유추할 수 조차 없어 답답한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렇다고 메르스가 물러갈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는 노릇. 메르스 확산을 경계하면서도 신제품을 내놓으며 반격에 나서는 이유다.
이들 중 가장 눈에 띄는 곳이 아웃도어 업계다. 아웃도어 업계는 '메르스 공습'에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았다. 메르스로 인해 바깥 활동이 줄면서 야외 활동을 기반으로 한 아웃도어 브랜드를 찾는 이들이 급격하게 줄어 든 것.
한 백화점 관계자는 "아웃도어 브랜드는 메르스 사태로 최대 20%의 매출이 하락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아웃도어 업계가 던진 승부수는 '워터스포츠 아이템'이다. 메르스가 물에 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고 있는 만큼 대중화된 워터스포츠를 활용, '매출 반전'을 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아웃도어, '워터스포츠 아이템'으로 메르스 공포 날린다
아웃도어 업계는 이에 신체는 보호하면서 즐겁게 물놀이를 할 수 있는, 이전보다 업그레이드 된 아이템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노스페이스는 최근 래쉬가드(자외선 차단과 체온을 보호하는 기능을 동시에 갖춘 수상 스포츠용 의류) 제품인 '워터 롱 슬리브 터틀'을 내놨다. '워터 롱 슬리브 터틀'은 자외선 차단과 체온유지는 물론 각종 유해물질로부터 피부를 보호해준다. 흡습·속건 기능에 신축성이 좋고 부드러운 원단을 사용해 피부에 닿을 때 거부감이 없고 물놀이 시 최상의 활동성을 제공한다.
블랙야크도 여름철 수상 스포츠에 적합한 '래쉬가드' 7종을 선보였다. '블랙야크 래쉬가드'는 특히, 스포츠 블루 라인으로 신축성이 우수한 트리코트 원단을 사용해 활동성이 좋다.
프랑스 정통 아웃도어 브랜드 밀레는 '샤크'와 '스타론 AQ' 등 멀티형 키즈 아쿠아슈즈 2종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200mm 기준 200g이 채 되지 않을 정도로 가볍고 착화감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밀레 용품기획본부 이병길 부장은 "안전하고 시원하게 신을 수 있는 어린이 아쿠아슈즈에 대한 수요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며 "메르스에 따른 불안감 조차 날릴 수 있는 '샤크'와 '스타론 AQ'를 발빠르게 출시해 여름 특수를 누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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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균 기능' 탑재 가전제품 주목
메르스는 아웃도어뿐 아니라 생활가전 분야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위생과 청결이 중요시 되면서 각종 바이러스와 세균의 번식을 억제하는 '살균 기능'이 탑재된 가전제품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
대표적인 제품이 실내 빨래건조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실내 빨래건조는 호흡기 질환과 식중독 등을 유발하는 황색포도상구균과 곰팡이균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으며 피부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며 "실내건조의 유해성이 대두되면서 빨래건조기 판매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린나이코리아에 따르면, 가스 빨래건조기(RD-61S)는 4000kcal의 높은 화력과 90℃의 강력한 열풍으로 많은 양의 빨래를 신속하고 완벽하게 건조해주기 때문에 옷감 내에 남아있을 수 있는 각종 세균이나 진드기를 완벽히 없애준다.
또 옷감 사이사이에 바람을 넣어 옷감의 구김을 막고, 한 올 한 올 부드럽게 말려준다.
독일 지멘스가 판매 중인 식기세척기도 물 온도가 70도에 달해 세척과 헹굼, 건조 과정을 통해 외부에서 묻어온 미세먼지 속 세균을 깨끗이 제거해 줘 인기를 끌고 있다. 지멘스 식기세척기엔 물의 오염도를 측정하는 적외선 아쿠아센서가 탑재됐다. 아쿠아센서는 헹굼 과정에서 사용된 물이 깨끗할 경우 다음 과정에서 재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아기 젖병뿐 아니라 치발기, 딸랑이 등 유아용품과 장난감, 휴대전화 등을 자외선으로 소독할 수 있는 레이퀸의 젖병소독기, 가습수조 내 물 때와 곰팡이 발생을 억제하고 유해세균을 99% 이상 제거하는 코웨이 '스스로살균 가습공기청정기(APMS-1014D)' 등도 판매량 증가를 견인하는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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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여파요?…유학업계는 몰라요
메르스 여파가 다행히 비켜간 곳도 있다. 바로 유학업계다. 유학업계에 따르면 아직까지 메르스 여파로 인한 어학연수나 정규유학, 캠프 등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사례는 없다.
해외유학의 경우 자녀에게 1년에 두 번밖에 기회가 없고, 8월말께 출국해 그 이듬해 귀국하는 학습 과정이 많아 메르스의 직접적인 피해는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edm유학센터 서동성 대표는 "정규유학은 1년, 어학연수는 6개월 전부터 출국 준비를 하는 것이 보통이라 이번 메르스 여파를 딱히 받고 있지는 않다"며 "다만 초중고등학생들의 여름방학 해외영어캠프는 학교 휴업으로 방학이 조금 연기돼 출국 스케줄을 맞추는데 고심하는 경우는 있지만 캠프를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학부모는 아직 없다"고 전했다.
현재 edm유학센터는 영국, 미국 등 전체 해외 유학 송출이 연 평균 5000명에 달한다.
유학 외에도 최근 학부모들 사이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여름방학 영어캠프 역시 메르스의 영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름방학 WOW캠프를 운영하고 있는 YBM시사 관계자는 "메르스로 인한 영향은 없으며, 본래 서울영어마을 수유캠프에서 진행하고자 했으나 서울시가 최근 메르스 환자 격리 치료 지역으로 수유마을을 선정함에 따라 장소만 변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메르스 감염 예방을 위해 손 소독제를 비치하고 특히 방문교사들의 경우 손 소독제 지원와 공문을 통해 질병대책에 각별히 유의하도록 권고하고 열 체크 등 교사들의 건강상태 체크, 교재 포장 시 일회용 장갑 사용 등으로 대비하고 있다"며 메르스 대응에 자신감을 보였다.